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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강 같은 흐름이기를

지역뉴스 | | 2018-08-11 19:19:53

칼럼,김정자,행복한아침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폭염이 누그러들줄 모르고 기세등등한 한더위를 뚫고 야트막한 것 같지만 흐름이 빠르고 물살이 구비치는 곳마다 잔물결을 일으키는 오코니 강줄기를 찾았다. 강변 숲그늘에서 더위 한가운데를 뚫고 추억 한자락을 건지고싶은 부추김이 강가로 쑤석대며 불러냈다. 폭우를 품어내느라 불어난 강줄기가 강기슭을 어루만지며 힘찬 흐름으로 맴돌아 구비치며 흐르고 있다. 거센 물살이 하얀 파도를 일구며 넘실 넘실 세차게 흐르고 있다. 깊숙한 취광의 푸른 빛이 강줄기를 시름없이 바라보게 한다. 낚시를 드리운 강태공들의 한아함이 풍광명미(風光明媚)  한 주변 경관과 수려하게 어울린다. 시원한 강 바람이 강변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든다. 인생 흐름 또한 강변 곁에서 강줄기의 흐름새를 배우며 강의 수고로움과 은택과 유유한 흐름을 잊지않았으면. 

강줄기는 생명의 흐름이다. 강물이 쩍쩍 갈라진 대지에 스며들면 강의 생명이 시작되고 대지가 생명을 얻고서야 비로소 강물로의 완성을 이루어냈던 것이다. 상생으로 살아남기 위한 타협이요, 시이소 같은 세상 순리의 균형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강물이 마른 대지에 이르는 순간 강줄기의 소멸은 시작되고 온전한 희생을 성립시키는 것이다. 마른 생명에 자신의 생명을 덧입혀 새로운 생명을 완성시키는 역설의 진리를 전하고 있다. 실마리의 끝을 찾을 길 없는 오리무중에 빠진 혼미한 세상마저도 강물은 박애로 씻겨주면서 한가롭게 유유히 휘돌며 흐르고 흐른다. 

강줄기를 따라가던 시선이 긴 강줄기를 사이에 두고 마주선 야트막한 둔덕과 숲으로 눈길이 간다. 늘상 마주하고 있기에 숲을 품은 둔덕은 강변이 되어 강과 살을 맞대고 여상스레 흐르도록 길을 내어주고 있다.  느긋하게 마주한 강변 풍경이 원시적인 생명력으로 흘러넘치고 있음을 본다. 단 번의 붓질로 그려진듯한 강줄기가 잉태와 퇴화가 만들어낸 돌연변이들이 강폭에 고독한 붓질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 수채화 붓질에 시가 흐르고 있었네. 강과 둔덕과 숲의 오묘한 조화는 조물주께서 빚으신 천진난만한 제 몫의 시간을 품고있다. 강을 만날 때마다 기이하도록 공감하는 것은 서로의 형상을 원망하거나 눈 흘기지 아니하며, 힘으로도 충돌하려 하지 아니하며, 제 생긴대로 화평을 누리고 있음이다. 

강이 누리고 있는 한적함 앞에 군중 속의 고독같은, 강 한가운데 문득 서 있는 섬 같은, 막연하고 애틋한 그리움이 몰려온다. 서로의 평행선을 고집하는 강의 운무같이 느껴지는 사람들도 떠오르고, 강이 만든 삼각주에 갇혀 한치 앞을 내다볼 줄 모르는 고집스러운 노년을 스스럼없이 유지하고 있는 삶도 떠오르고, 정겨운 인내의 모습으로 주변을 보듬으며 삶 속에 스며든 아픔도 상처도 일상의 흐름에 맡기는 어여쁜 모습들도 떠오른다.

강줄기는 스스로 계곡의 신비한 풍광을 만들었다고 으시대지도 않는다. 강물은 가물어서 타들어가는 대지를 품어서 생명을 일께워주고도 자랑질 같은건 할 줄도 모른다. 배척도 밀어냄도 없이 안아주기만 하는, 힘든 인생들을 일으켜 세우는 자양분이 되어지기를 기도하는 강의 현숙함. 둔중한 바위도 어루만지며 흐르고 모랫벌도 잘강거리며 간지르며, 전재지변의 곤혹스러움도 데불고 흐른다. 둔탁한 언어로 매맞아온 마디진 연의 아픔마저 흘러가는 시간의 물결에 희석될 수 있을것이라서 굳이 연의 흐름일랑은 인위적으로는 막지 말자는 것이다. 생을 유연한 흐름에 맡껴보자는 심산으로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초연한 삶을 일구어 낼 수만 있다면 하루하루들을 얼마나 자유로움으로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

하기사 세상과 맞서려는 것보다 생을 그렇게 흐르는 강물마냥 맡껴보기로 한다면 흘려보낸 세월이 더 도타워보일찌도 모를일이다. 강물의 흐름처럼 부딪치는 모든 것들을 부딪치며 흘러가노라면 만나지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며 과시 같은 어리석음은 범하지 않을 것이다. 강줄기로 흘러 들어가는 수 많은 개울들은 예나 지금이나 유연하게 흘러들어 가고 있다. 

작은 개울까지도 품어주는 강이되어 더 넓은 폭으로 더 깊은 바다로 흘러드는 강 같은 인생이기를. 강줄기는 흐르고 흘러 통한과 자책의 시간들을 강줄기에 풀어내며 흐르고 있다. 흐르는 강줄기의 깊은 자성을 엿보게 된다. 강을 만나고, 강의 자성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허물을 먼저 바라보며 강 같이 흐르는 인생이자고, 마디진 마음을 쓰다듬어 준다. 상처와 실의로 마디졌던 마음을 강줄기에 풀어놓는다. 연민과 갈등으로 주름잡혀있던 사유의 구석 구석이 기지개를 켠다. 

구비구비 흐르는 강 줄기의 푸름 앞에서. 강물처럼 살다가 강물처럼 흐르다가 강물처럼 가리라. 강줄기 닮은 글을 써가며 인생과 사랑을 말하고 싶다.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강물처럼 사는 것이라는 진지함을 잊지않으며. 자숙의 시상을 건네주는 숙연한 면구함 탓에 애꿎은 강물에 돌팔매질을 해댄다. 동그랗게 동그랗게 파문이 번져간다. 강을 닮고 싶은 마음처럼. 한겹 한겹 겹지르며 멀리 멀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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