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130원까지 치솟아
한국서 받는 돈 한달새 5%↓
에모리대에 재학중인 한인 유학생 정모씨는 가을학기 개강을 앞두고 다음 달부터 생활비 절약 및 부수적인 수입을 올리는 방법 찾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오르면서 한국으로부터 송금 받는 생활비가 실질적으로 줄어들어 부족한 금액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정씨는 “환율이 불안정해 집에서 받아야 하는 학비와 생활비가 수천달러 가까이 차이가 난다”며 “환율이 오른다고 부모님한테 돈을 더 요구할 수만은 없어 생활비 일부를 자체 조달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자녀 교육 때문에 한국에 있는 남편과 떨어져 미국에서 홀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모씨도 연일 요동치는 환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씨는 “환율 변동이 심해지자 송금을 받는 액수가 크게 차이가 나면서 한국에 있는 남편이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나와 아이들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등을 거듭하면서 12일 한국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130원을 돌파하는 등 연중 최고치로 치솟고 있어 한인 유학생들과 자녀를 해외에 유학 보낸 이른바 기러기 부모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올들어 달러당 1060원 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해왔지만 미국과 중국간 관세전쟁이 가열되기 시작한 6월 중순께부터 급등세를 보이면서 불과 몇 주만에 달러 당 50원 이상이 뛰어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학비와 생활비 중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보내오는 돈에 의존하는 유학 및 기러기 생활의 특성상 환율이 오를수록 받는 돈 액수는 줄어들어 유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씀씀이를 줄이는 동시에 파트타임 잡을 통해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내오는 돈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기러기 엄마들의 경우 일주일 사이에 몇십원씩 오르고 내리는 등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송금을 받는 타이밍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씨는 “보내는 시점에 따라 1,000달러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어 부부싸움까지 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우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