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지 않은 주택을 생각한다면 어쩌면 500스퀘어피트 규모의 작은 집을 떠올릴지 모른다. 새로 구입하는 주택은 물론, 기존에 살던 집에서 다운사이징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옵션 중 하나가 이 정도 사이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조건 작다고 능사는 아니다. 대신 1,000스퀘어피트 정도를 고려해 보면 어떨까 싶다. 평균 싱글홈보다는 작은 크기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그렇게 작지만도 않다. 실제로 1,000스퀘어피트 정도의 스몰 홈에서 살고 있는 홈오너들이 전하는 말을 통해 이들이 누리고 있는 혜택을 8가지로 정리해봤다.
유지비 적게 들고 손쉬운 관리·보수 혜택
■작은 집, 큰 저축
작은 집으로 이사는 많은 돈을 저축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살고 있는 제랄드 아귈라 씨는 “와이프와 함께 살던 2,000스퀘어피트 싱글홈에서 950스퀘어피트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며 “큰 집을 팔고 남은 돈과 줄어든 주택 관련 비용을 아껴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큰 집을 팔고 난 뒤 손에 쥔 목돈을 제외하고도 저렴한 렌트비와 줄어든 유틸리티 등의 덕분으로 주택 관련 비용 부담은 매달 400달러 이상 줄었다.
■유틸리티 부담 축소
A&E 채널의 ‘플립 디스 하우스’의 진행자였던 ‘포춘빌더스’의 탄 메릴 CEO는 “1,000스퀘어피트나 그 이하의 집에 드는 보험료, 세금, 냉난방과 전기 등의 비용은 확연히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보험, 세금과 유틸리티는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평균적으로 전기료는 1,000스퀘어피트 주택의 경우, 3,000스퀘어피트 보다 월 200달러 정도 적게 든다.
여기에 만약 싱글홈이 아닌 콘도를 선택한다면 수리 및 유지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콘도는 스퀘어피트 당 관리비용이 책정되는데 면적이 좁을수록 비용도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뜨는 동네 찾기
필라델피아의 홀리 맥-워드 에이전트는 “많은 도시에서 의외로 주거 환경이 좋은 동네에 1,000스퀘어피트 미만의 작은 집들을 찾아낼 수 있다”며 “다만 이런 비싼 동네로 이사 가기 위해서는 콘도나 작은 집에 만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은 작지만 부족한 부분들은 타운 중심부의 이웃에서 충족할 수 있다. 맥-워드 에이전트는 “피트니스 센터가 2블럭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있다면 굳이 집에 트레드밀을 둘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또 모퉁이에 수퍼마켓이 있다면 굳이 집에 공간만 차지하는 팬트리가 있을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손쉬운 유지와 보수
메릴 CEO는 “누구든 3,000스퀘어피트 크기의 집에 살고 있다면 어딘가는 분명히 고장이 나는 부분이 있다”며 “게스트 룸에 물이 샌다거나, 위층 욕실의 파이프가 고장 나는 식으로 큰 집은 어떤 식으로든 유지와 보수에 손이 많이 가게 마련이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에 집을 수리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흔쾌히 말할 수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작은 집은 그만큼 유지와 보수가 간편하다.
여기에 만약 지붕을 교체하거나 바닥을 새로 하거나 해야 하는 동일한 상황에서도 작은 집은 큰 집보다 훨씬 적은 비용만 요구하게 돼 오너 입장에서 부담이 적다.
■간편한 청소
방의 개수가 적을 뿐 아니라 집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청소해야 할 배수구 숫자도 줄어든다. 아귈라 씨는 “때마다 청소해야 할 배수구 숫자만 하나 줄어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더해 청소해야 할 공간이 그리 넓지 않아지면서 얼마나 많은 자유시간이 늘었고, 와이프와도 새로운 여가를 즐기면서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저렴한 리모델링 비용
데코 에이드의 알렉스 캐러테치아 수석 디자이너는 “큰 집을 채울 뭔가를 사는 대신 정말 좋아하고 취향에 맞는 것만 장만하면 충분하다”고 작은 집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큰 집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비용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염가로 판매하는 소품들을 떨이로 사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1,000스퀘어피트 정도의 작은 집이라면 이미 설치된 아이템 이외에 크게 채울 물건들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도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오직 멋진 그림과 최신 카운터탑 정도에만 집중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파티도 충분하게
커네티컷주 뉴헤이븐의 928스퀘어피트 주택에 사는 작가 질 위버 씨는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즐긴다. 집의 크기는 물론 작지만 뒤뜰의 데크가 충분한 여유를 준다.
위버 씨는 “거실에서 테크로 이어지는 긴 공간에 간이 의자까지 모두 배치하고 즐길 수 있다”며 “캐주얼한 파티 분위기에 지인들도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보다 안락한 분위기
큰 것이 좋았던 시절도 있지만 지금은 과하게 느껴지는 시대다. 캐러테치아 디자이너는 “뉴욕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작은 집으로 줄여서 이사 온 고객이 있었는데 다운사이징으로 안락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하는 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사한 뒤 그 고객은 “이전 아파트는 넓지만 허전한 느낌이었다. 큰 방들도 개성이 없고 황량해 보였다. 그런데 이사 온 작은 집은 꾸며진 무대 같지 않고 사람 사는 곳 같으면서 친근해서 좋다”고 전했다.
<구성훈 기자>
집 사이즈가 작다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지비가 적게 들어 다달이 적잖은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