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매 주택거래 두달 연속 증가, 북동부·중서부 강세
10만달러 미만 저가주택 거래는 큰 폭으로 감소
주택가격은 6년째 상승 행진, 바이어들“괴롭네”
사상 최악의 매물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재판매 주택 거래가 증가했다. 재판매 주택 거래는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주택 시장 성수기를 알렸다. 봄철 성수기와 함께 주택 수요가 쏟아져 나오면서 주택 구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주택 공급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그전까지는 매물 부족에 따른 극심한 주택 구입 경쟁이 예상된다. 로이터 통신이 올봄 주택시장 현황을 분석했다.
■ 주택 거래 두 달 연속 증가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에도 불구하고 재판매 주택 거래가 두 달 연속 증가했다. 한파 등의 이유로 주택 거래가 한산했던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에서 주택 거래가 회복되면서 전국적인 주택 거래 증가를 이끌었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재판매 주택 거래는 전월 대비 약 1.1% 상승, 연율 기준 약 560만채를 기록했다.
전달인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주택 거래가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이 본격적인 성수기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재판매 주택 거래는 전체 주택 거래 중 약 90%를 차지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주택 시장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 저가 주택 거래는 큰 폭 감소
주택시장은 최근 수년째 사상 최악의 매물 부족난을 겪고 있어 주택 거래에 위축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매물 부족으로 인해 주택 가격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올 들어 모기지 금리까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주택 수요를 압박할 것으로 우려된 바 있다.
실제로 첫 주택 구입용인 저가대 주택 시장의 경우 극심한 매물 부족으로 인해 주택 거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NAR에 따르면 지난 3월 중 10만달러 미만 주택 거래는 전년대비 무려 약 21%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은 치솟는 주택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주택 시장에서 밀려나는 현상도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3월 첫 주택 구입자 비율은 약 30%로 전달보다 약 1% 포인트 상승했지만 지난해 3월(약 32%)과 비교했을 때는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매물 부족 올해 말쯤 해소될 것
전문가들은 심각한 매물 부족 현상이 올해 말이나 되어서야 서서히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월 셋째 주에 발표된 3월 주택 신축 현황은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빠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신규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미쓰비시 UFJ파이낸셜 그룹’(UMFG)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 상승과 모기지 금리 인상 등의 여파 속에서도 최근 재판매 주택 거래 기록이 양호하다”라며 “모기지 금리의 경우 올해까지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모기지 금리는 올해 초부터 거의 매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현재 약 4.47%(30년 만기 고정)대까지 오른 상태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안에 기준 금리를 약 두 차례 정도 더 올릴 예정으로 모기지 금리도 상승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 매물 부족에 따른 주택 가격 급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택 시장이 탄탄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주택 시장 관련 주식 시장 지수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주택 시장 지수인 ‘PHLX 주택 시장 지수’(PHLX Housing Index: HGX)의 수익률은 주식 시장 전체 수익률을 소폭 앞서고 있다.
■ 가격 상승폭 커지면 거래 감소한다
향후 주택 거래 실적은 주택 가격 상승폭에 달려있다. 매물 부족으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세가 6년째 진행 중으로 주택 가격이 주택 구입 능력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오를 경우 주택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중 주택 매물은 전달보다 소폭 증가한 약 167만 채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택 매물은 지난해와 비교할 경우 약 7.2% 감소한 수준이며 연간 대비 주택 매물 공급은 이미 34개월째 하락세 중이다.
주택 매물이 워낙에 부족하다 보니 집이 팔리는 기간도 큰 폭으로 단축됐다. 3월 중 주택 판매 기간은 평균 약 30일로 전달의 약 37일, 지난해 3월의 약 34일에 비해 더 짧아졌다.
집이 매물로 나오면 한 달안에 팔린다는 설명으로 3월 중 주택 판매 속도를 감안했을 때 전체 매물의 시장 대기 기간은 약 3.6개월 정도로 계산된다.
전달보다 매물량이 소폭 증가해 대기 기간이 약 3.4개월에서 약 0.2개월 길어졌지만 주택 수요와 공급 불균형 현상이 여전히 매우 심각함을 보여주는 발표다.
■ 주택 가격 6년째 상승
매물 시장 대기 기간은 현재 주택 시장에 나온 매물이 모두 소진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으로 수요와 공급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있을 경우 약 6~7개월 정도 걸린다.
벌써 수년째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매물 부족 사태로 인해 주택 가격은 이미 6년째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월 중 주택 중간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8% 상승한 약 25만 400달러로 집계됐다.
주택 중간 가격은 연간 대비로 현재 약 7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의 애런 테라자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 장기 상승세는 경제 회복에 따른 주택 수요 증가가 원인”이라며 “그러나 주택 가격 상승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라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 신규 주택 공급 늘면 가격 상승세 둔화
NAR의 전망대로 빠르면 오는 늦여름부터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경우 주택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주택 신축 건수는 전달 대비 약 0.3% 증가한 약 112만 5,000채로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중 단독 주택 신축 건수는 전달 대비 약 0.2% 상승,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지난 3월 재판매 주택 거래가 상승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투자용 주택 구입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전반적인 경제 성장이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투자 열기도 일시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약 2.9%를 기록했던 ‘국내 총생산’(GDP)은 올해 1분기 약 2% 미만으로 하락할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이 전망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
올해 말부터 신규 주택을 중심으로 매물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