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1,480여 명
이민국 DB 오류 많은 탓
3년간수감·강제추방까지
이민당국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이민구치소에 수감돼 추방재판에 회부되는 시민권자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억울하게 3년 넘게 구치소에 구금되고도 보상금 한 푼 받지 못한 시민권자도 있고, 심지어 시민권자가 강제 추방돼 천신만고 끝에 미국에 돌아온 사례도 있다.
27일 LA타임스는 불체자로 오인돼 이민당국에 체포된 시민권자가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약 1,480명에 달하고 있는데도 이민 당국의 신분확인절차와 시스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경업자인 서지오 카리요는 2016년 리알토의 한 홈디포 주차장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체포돼 LA 다운타운 구치소에 수감됐다. 시민권자라고 수차례 신분을 밝혔지만 들으려하지도 않았다. 급기야 아들이 카리요의 미국 여권을 들고 쳐다보지도 않았다. 구치소 수감 4일째가 돼서야 변호사가 나서 석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민수사관은 “실수였다”는 한마디를 했을 뿐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마약 혐의로 치료감호를 받던 자메이카 출신 귀화 시민권자인 다비노 왓슨은 2008년 석방됐지만 곧바로 이민구치소에 수감됐다. 명백한 시민권자인 그를 블법체류 이민자라며 수감해버린 것. 왓슨의 시민권자 신분이 입증된 것은 그로부터 3년 6개월, 1,273일이 지난 후였다. 3년 넘는 세월을 구치소에서 보낸 왓슨은 단 한 푼의 보상금도 받을 수 없었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시효가 지났다는 것이 이유였다.
매년 카리요나 왓슨과 같은 시민권자들이 불체자로 오인돼 억울하게 수감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지난해의 경우, 878명의 이민구치소 수감자들이 시민권자 신분임을 주장했고, 이들 중 157명이 가까스로 풀려났다. 추방재판에 회부돼 추방 직전 위기에 몰렸다 석방된 시민권자도 지난 35명이나 됐다.
엄연한 시민권자 신분인데도 이처럼 불체자로 오인되는 기막힌 실수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이민수사관들의 무책임한 실수가 반복되고 있는데다 불체자 여부를 가려내는 ICE의 데이터베이스가 오류 투성이인 채 고쳐지지 않고 있어서다.
또, 부모가 시민권을 취득할 당시 미성년자여서 자동으로 시민권을 취득했거나 해외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지만 출생증명서를 보관하지 않고 있다 불체자로 오인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