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가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뉴욕의 한인 사업가로부터 돈다발 명품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본보 3월13일자 기사>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명품백을 전달한 당사자로 지목된 성공회 뉴욕한인교회의 김용걸(80) 신부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 신부는 청와대를 찾아가 약속이행을 요구하며 따진 사실도 전혀 없으며, 후보 홍보물 인쇄와 국정홍보물 제작 관련 이권을 넘기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신부는 12일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나는 김윤욕 여사에게 명품백을 직접 전달한 사실이 없다”며 “돈을 주며 이권을 탐할만한 인생을 결코 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신부에 따르면 김 신부는 대선 전인 2007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평소 친분이 있던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당초 김 신부는 김 여사와 단둘이만 만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김 신부의 대학후배가 합석을 요청해와 어쩔 수 없이 함께 만나기로 했다.
그런데 약속 당일 대학 후배는 “에르메스 명품백”을 든 뉴욕의 여성사업가 이모씨를 대동하고 나타났고 가방 안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모두 확인했다고 김 신부는 전했다.
김 신부는 김 여사가 명품백을 가져간 뒤 얼마 지난 후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와 직접 만났고, 이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명품백을 돌려줘야겠다면서 약속장소와 날짜를 알려줬다. 이후 김 신부가 대학후배와 함께 약속장소로 나갔더니 이 전 대통령의 큰 딸이 명품백을 들고 나와 돌려줬다.
김 신부는 대선 후 이씨와 함께 청와대를 찾아가 소란을 피운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다만 “이씨가 김윤옥 여사를 뵙기 위해 청와대에 찾아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대선 전에 후보 홍보물 인쇄물, 당선 뒤엔 국정홍보물 제작과 관련된 이권을 넘기라는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자신은 물론 사업가 이씨와도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하며 “어떻게 대통령에게 그런 것들을 요구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MBC뉴스는 지난 11일 한국 사정당국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김윤옥 여사가 뉴욕의 성공회 신부와 사업가로부터 돈다발 명품백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