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주택 가격 상승세와 함께 플리핑 열기가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플리핑을 소재로 한 각종 TV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등에 업고 일반인의 플리핑에 대한 관심을 부추기고 있다. 주택 플리핑에 나서는 사람들은 일반 개인에서부터 기업형 투자 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모두 한결같이 필요한 것이 바로 투자 자금이다. 플리핑 투자 수익률이 높지만 투자금이 없으면 그림에 떡에 불과하다. 최근 플리핑 투자자를 대상으로 플리핑 융자 시장도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뉴욕 타임스가 플리핑 융자 시장을 분석했다.
다른 투자보다 성적 좋아 비부동산 투자자도 관심
2016년 플리핑 거래 규모 전체 주택거래 중 5.7% 차지
은행 규모에 따라 평균 융자금 수십만달러부터 1,500만달러
■ 플리핑 ‘골드 러시’에 고리도 괜찮다
2008년 주택 시장 침체 이후 잠잠했던 주택 플리핑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주택 가격 급등과 낮은 이자율을 등에 업고 플리핑 투자자들이 주택 시장에 속속 복귀중이다.
플리핑 투자 수익률이 최근 다른 투자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내자 비부동산 투자자들도 플리핑에 급관심을 보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플리핑은 저평가된 주택 매물을 구입해 개조한 뒤 단기간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되파는 투자 방식이다.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중인 플리핑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다른 투자와 마찬가지로 투자금 유치가 관건이다.
플리핑 투자 기간이 비교적 짧기때문에 얼마나 빠르게 필요한 투자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지가 중요하다.
투자가 단기간에 이뤄지다보니 플리핑 투자에 돈을 대는 융자 역시 만기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플리핑 투자자가 구입한 주택 매물을 담보로 융자 제공되며 만기는 1년 내외가 대부분이다.
만기가 짧아 이자율이 높지만 플리핑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그 어느때보다 높다. 융자액 10만달러를 기준으로 플리핑 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일반 모기지 이자율의 약 2배인 약 8%대를 형성중이다.
■ 골드만 삭스도 플리핑 융자에 뛰어들어
주택 플리핑 융자가 최근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주택 시장 침체와 함께 모습을 감췄지만 최근 플리핑 거래가 늘면서 다시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조사 기관 ‘애톰’(ATTOM)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플리핑 거래 규모는 전체 주택 거래중 약 5.7%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주택 시장이 핫 했던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플리핑을 소재로 한 여러 TV 프로그램 들도 플리핑 거래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급기야 대형 투자 은행 골드만 삭스까지 지난달 말 플리핑 융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출 기관 ‘제네시스 캐피탈’(Genesis Capital)을 인수, 플리핑 융자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 투명성 높아 위험 낮다
일부에서는 급성장세인 플리핑 융자 시장이 주택 시장에 다시 거품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약 10년전처럼 부동산 시장 투기 열풍을 불러 일으킬 경우 제 2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2009년 이후 주택 시장이 한번도 조정기를 거치지 않아 고리로 대출되는 플리핑 융자의 위험도를 측정할 수 없는 점도 변수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플리핑 융자 은행은 물론 투자자들도 최근 플리핑 융자는 과거와 달리 강화된 대출 심사를 거쳐 발급되기 때문에 위험도가 낮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플리핑 융자 은행들로는 LA 소재 제네시스 캐피탈, 캘라배서스 소재 ‘앵커 론스’(Anchor Loans), 시애틀 소재 ‘브로드마크 캐피탈’(Broadmark Capital) 등이 있는데 모두 한결같이 대출 과정의 투명성과 강화된 대출 심사 기준 등을 강조하고 있다.
■ 만기 짧고 관리 가능해 버블 우려 낮다
융자 업계에 따르면 플리핑 융자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는 평균 약 55%로 일반 모기지 대출의 LTV(약 75~80%)보다 낮다.
그러나 과거 기준과 비교할 때 높아졌기때문에 주택 시세 하락 등에 대비하기에 충분한 비율로 여겨진다.
플리핑 투자자들이 융자를 받으려면 융자액의 절반 정도를 자기 부담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점도 주택 가격 하락이 발생해도 연체나 차압 위험이 낮다는 점이다.
자산운용업체 ‘보스턴 프라이빗 웰스’(Boston Private Wealth)의 셰넌 L. 새코치아 디렉터는 “버블 우려가 과거에 비해 적다”며 “만기가 짧아 위험 관리가 수월한 점이 과거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의 위험과 다른 점”이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은행 자체적인 포트폴리오 분산
플리핑 대출 은행 역시 자체적으로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중이다. 대출 포트 폴리오를 한지역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주로 분산하는 한편 대출 다양한 형태의 부동산을 포트 폴리오 편입시켜 위험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플리핑 대출 은행 규모에따라 평균 융자 금액도 수십만 달러에서 약 1,500만달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고급 주택 시장의 경우 평균 융자액이 훨씬 높게 형성되고 있다.
플리핑 융자가 단기 고리가 적용되는 이른 바 ‘하드 머니 론’(Hard Money Loan)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플리핑 거래가 늘면서 최근 플리핑 투자자들의 대출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일반 대출 발급이 수개월씩 걸리는 것과 달리 플리핑 융자는 일주일안에 발급받을 수 있는 점도 투자 기간 단축이 최우선인 플리핑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점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