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해 두만강 건너다 아버지 총살... 가족과 탈북"
"탈북 과정서 남동생 굶어 죽어"
재미탈북연대 탈북민 돕는 단체
"논란 전혜성은 자진입북 아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 발사, 제6차 핵실험 감행 등으로 한반도는 물론 국제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만큼 애틀랜타에서 북한 실상을 알리고 탈북인들을돕기 기금 모금을 위한 음악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 재미 탈북연대 조진혜 대표도 어느 때보다 마음가짐이 사뭇 달라 보였다. 연휴가 끝난 5일 조 대표를 만나 봤다.
▲먼저 자신이 탈북하게 된 배경을 말해 줄 수 있나?
"94년 김일성이 사망하고 난 후 북한 내의 모든 배급이 중단되면서 부모님, 할머니, 아이들 넷이 함께 살던 집안 사정은 더욱 힘들어져 갔다. 중국 한족 출신이었던 아버지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두만강을 건너 친척집에 다녀오곤 했는데 97년도 당시 임신 중이었던 어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갔다 체포됐다. 그 뒤 어머니만 집으로 돌아왔고 임신 8개월이 되던 때 아버지가 도주하려 해 총살했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2개월 된 동생도 사망했다. 충격에 어머니는 매일 밤 정부를 욕하다 들켜 구타 등 고문을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할머니도 몸져누워 끝내 돌아가셨다. 이후 5살이었던 남동생, 6살이었던 여동생과 어머니, 당시 10살이었던 나 4명이서 중국으로 떠나게 됐다."
▲탈북 과정은 어떤가? 매우 힘들었을 것 같은데...
"먼 길을 걸어 두만강을 건넜다. 막내는 데리고 이동할 수 없어 지인의 집에 잠시 맡겨두고 두 달 걸려서 겨우 중국에 당도할 수 있었다. 남동생을 찾으려 사람을 보냈으나 동생은 이미 지인의 집에서 쫓겨나 길에서 굶어 죽어있었다. 이후 10년동안 4번의 강제북송과 탈북 끝에 탈북자들의 대부로 불리는 윤요한 목사를 만났다. 윤 목사의 후원으로 2008년 2월 미국으로 오게 됐다."
▲재미탈북연대는 어떤 단체인가?
" 윤 목사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탈북자들을 미국, 캐나다, 한국, 일본 등 원하는 나라로 망명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 단체다. 2011년 설립 후 100여명의 탈북자들을 구출해왔다. 대부분은 중국으로 인신매매 당한 청소년, 길거리를 배회하는 '꽃제비' 등의 아이들을 구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항상 북한의 실상에 대해 알리기 위해 각종 행사를 진행 혹은 참가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9~10일 평양통일음악회를 애틀랜타와 버지니아에서 개최한다. 또 오는 10월 열리는 코리안 페스티벌에 참가해 북한 음식을 선보일 예정이다. 모든 수익금은 탈북자 구출에 쓰여진다."
▲탈북민의 현 상황은 어떠한가?
"예전에 비해 수가 많이 줄었다. 현재 중국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4만~5만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10건 문의가 들어오면 3건정도 구출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강제북송되면 80%가 굶어 죽거나 맞아 죽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최근 한국 방송에서 이름을 알린 임지현(본명 전혜성)이 재입북해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는가?
"전혜성 씨는 자진 입북이 아니다. 여러 뉴스에서도 다뤄졌었지만 전 씨는 한국에서 지내고자 임대주택 신청을 알아보는 등 정착을 위한 일을 차근차근 진행 중에 있었다. 중국에 어머니가 와있다라는 소식을 듣고 방문했다 납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전 씨는 영상에서도 자신의 신체를 가리는 등의 행동을 하는데 이를 미뤄봤을 때 구타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현 상황은?
"언제나 그래왔지만 주민들은 90%가 불법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에서는 만 17세에 군대에 입대하는데 현재 100명이 입대하면 20명은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상황이다. 또 전쟁준비를 한다며 10kg씩의 쌀을 걷어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단련대에 끌려가는데 과도한 노동, 식량부족, 고문 등으로 사망 사례가 늘고 있다." 이인락 기자
재미탈북연대 조진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