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는 사회의 일원이 되가는 과정"
STEM 프로그램 서머캠프로 돈 모아 기부
"난민들, 한인 이민자 삶과 닮아 돕고 싶어"
"미국이 난민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했으면"
한인 2세 고등학생이 어렵게 모은 돈 6,000달러를 피난민 인권단체인 인터네셔널 레스큐 커미티(이하 IRC)에 선뜻 기부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어려서부터 사회 이슈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는 화제의 주인공은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최근 치른 ACT 시험에서도 만점을 기록해 이미 주변을 놀라게 한 경력(?)도 갖고 있다. 기부 당일인 4일 한인타운 한 카페에서 귀넷노스 고등학교 12학년에 올라가는 에스더 최(17.사진)양을 만날 수 있었다.
▲기부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려서부터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특히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브랜든 슨탠튼의 '휴먼스 오브 뉴욕'을 읽고 처음 시리아 피난민에게 관심을 갖게 됐고 그들의 삶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관심을 갖고 여러 뉴스매체 등에서 피난민에 대한 소식을 접하며 그들이 한인 이민자들과 많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피난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학생신분으로 돈을 모으기가 어려웠을 텐데...
“처음에는 어떻게 피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우연히 피난민 인권단체인 IRC를 알게 됐고 그들과 접촉해 얘기를 나눴다. 한 관계자가 파트너가 되면 피난민 단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은 것부터 시작해보자고 생각했고 지하에서 파티, 영화상영회 등을 열기 시작했다. 입장료를 조금씩 모아 기부하는 등의 형식으로 조금씩 도와 오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에듀케이션 포 커즈(Education for Cause, 이하 EDC)라는 과학기술(STEM)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서머캠프 프로그램을 기획해 기부를 계속해 왔다.”
▲EDC 서머캠프 프로그램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작년부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 슈퍼마켓 벽보부터 시작해 직접 전단지를 나눠주며 홍보했다. 4~5명의 친구들과 시작해 5명정도의 학교 선생님들도 프로그램의 취지를 듣고 봉사해주셨다. 이웃집의 클럽하우스에서 처음 서머캠프를 갖고 3,000달러를 모으게 됐고 여러 교재 등의 보급품들을 구매하는 비용을 제외한 2,300달러를 기부했다. 올해에는 입소문을 타 5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총 7,000달러를 모았는데 올해는 스와니의 로버츠 초등학교를 빌려서 진행했다. 장소 대여료, 교재료 등 1,000달러를 제외한 6,000달러를 기부하게 됐다.”
▲공부할 시간을 쪼개가며 자원봉사를 하면 많이 힘들지 않나
“자신이 무언가에 정말 보람을 느끼고 열정이 있다면 시간은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봉사는 충분히 할 수 있다. EDC의 경우 내가 가르치면서 공부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 공부와 봉사,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자원봉사가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면
“자원봉사는 대학에 가고 말고의 문제를 떠나 사회의 문제점을 내가 스스로 나서 조금씩 해결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일을 하고 있는 여러 인권, 민권단체를 많이 봐왔다. 자원봉사는 내가 이 사회의 일원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이슈가 있다면?
“어려서부터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아 푸른 지구(Green Earth)클럽, 재활용(Recycling)클럽 등의 활동을 해왔다. 온실효과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협정을 탈퇴하는 등의 정책은 지구를 물려받을 차세대들을 위한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들을 구성원 중의 한 사람으로서 고심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민자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민자 및 피난민에 대한 정책들에 관심이 많다. 미국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테러사건들은 국내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들었다. 무슬림 입국금지 등의 정책들은 잘못된 곳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웃 캐나다는 피난민, 이민자들 수용에 적극적이다. 미국도 적극적으로 그들을 수용했으면 좋겠다. " 이인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