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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는 암을 유발하는가?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8-02 09:09:14

휴대전화,암유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최근 10년간 뇌종양 발병률 변화 없어

전파가 DNA 손상시키는 증거 못찾아

미암협회 . 국립보건원 등 연관성 배제

미국인 중 5분의 1은 천동설을 믿는다. 그런 사람들만 12명 모아서 배심원단을 구성하고, 우리 태양계의 궤도 특징에 대해 토론을 벌여 보자. 그러면 그들이 내린 평결을 다룬 기사의 제목은 ‘미국 배심원단,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고 선언’하는 식으로 나올 것이다. 그러나 그런다고 천동설이 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법원, 휴대전화가 뇌종양을 유발한다고 판결’이라는 기사가 나왔다는 것만으로 휴대전화가 뇌종양을 유발하는 것이 진실이 되지는 않는다. 그런 판결은 왜 나왔는가? 어떤 환자가 생명을 구하려고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그 수술 때문에 청신경이 없어져 버리는 바람에 아무 것도 들을 수 없게 되자,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그 환자에게 배상금을 지급해주고자 그런 판결을 내린 것이다. 

만약 지금 이 기사를 읽기를 그만두고, 더 이상 아무 내용도 보고 싶지 않다는 사람이 있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시라. 휴대 전화는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 그것뿐이다.

■불리한 증거들

불리한 증거를 찾기 위해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다룬 거의 모든 연구를 찾아보았다. 

피험체도 쥐를 사용한 것이든 인간을 사용한 것이든 가리지 않았다. 휴대전화가 암을 유발한다면 휴대전화 사용이 크게 늘어난 지난 10년간 뇌종양의 발병률도 크게 높아졌어야 한다. 그러나 뇌종양의 발병률은 변화가 없었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변화가 있기는 했다. 

뇌종양의 발병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휴대전화가 암을 유발한다면 휴대전화를 가져다 대는 부위, 즉 전파를 받는 부위의 종양 발병률도 높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 부위의 종양 발병률은 줄어들었다.또한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라고 덜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뇌종양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도 아니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어린이들 역시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뇌종양 발병률이 높게 나오지 않았다. 전파는 DNA에 손상을 입힐 능력도 없었다. 

그 외에도 미국 암 연구소의 웹 사이트에 가 보면 관련 정보를 많이 볼 수 있다. 

■유리한 증거들

그렇다면 이런 모든 증거에도 불구하고, 국제 암연구 기구(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이하 IARC)가 전파를 잠재적 발암 물질로 규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IARC에 따르면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 볼 때, 그 근거는 미약하지만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 발병 위험 간의 관련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의심 때문에 이들은 휴대전화 전파를 잠재적 대인 발암 물질 그룹 2B에 올린 것이다. 

이 그룹에는 “인간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미약하고, 실험동물에게 암을 일으킨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는 물질”들이 망라되어 있다. 휴대전화 전파 옆에는 이름만 들어도 소름 돋는 화학물질들이 잔뜩 적혀 있다. 

그 중에는 매우 친숙한 물질인 알로에 베라도 있다. 알로에 베라는 일광화상을 진정시키거나 얼굴 보습 마스크용으로 사용하는 물질이다. IARC는 이 냉각 젤 역시 잠재적인 대인 발암 물질로 규정한 것이다. 과학이 결점 없는 연구를 무한히 해내도 이런 주장을 완전히 반박할 수는 없다. 과학이 놓치고 있는 뭔가가 있을 가능성은 있으니까 말이다. 이 때문에 IARC는 암을 일으키지 않는 물질의 목록은 갖고 있지 않다. 

대신 특정 물질과 암 사이에 매우 작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극소수의 결함 있는 연구가 있다면 IARC는 그 물질을 목록에 추가할 것이다.  

다른 주요 보건 기구들은 이만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는다. 미국 암협회에 따르면 휴대 전화가 암을 유발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한다. 미국 암 연구소, 미국 환경 보건 과학 연구소, 식품 의약청, 연방 통신 위원회, 질병 통제 예방 본부 역시 이에 의견을 같이한다. 

이 기관들은 잠재적인 위험이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지 따져보는 게 주임무인 곳들이다. IARC는 일종의 최일선에 있는 기관이다. IARC의 임무는 아무리 미세한 증거라도 검토를 해보는 것이다. 그래야 후방의 다른 기관들이 추가 조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상 모든 연방 정부 기관들이 IARC가 제시한 증거를 보고, 이 증거로는 휴대전화가 암을 유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면 IARC보다는 그 기관들의 말을 더 믿어야 한다. IARC는 어떤 것이 인간 건강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인지 판단하는 곳이 아니다. 반면 미국 암 연구소나 국립 보건원은 휴대전화가 암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확실히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휴대전화를 필요한 만큼 사용하기 바란다. 덕트 테이프로 휴대전화를 머리에 동여매고 하루 8시간 통화를 해도 괜찮다. 모든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래도 안전하다고 한다. 이탈리아인들은 커피는 잘 알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 판결을 내린 배심원들은 기초 생물학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휴대전화는 암을 유발하는가?
휴대전화는 암을 유발하는가?

 사람들은 휴대전화와 커피를 암과 끊임없이 연관 지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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