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메릿 베이스’공개지지 선언
배우자·미성년 자녀만 초청 가능
백악관·공화당, 신규이민 절반으로
백악관이 가족이민을 사실상 폐지하고 이민자의 기술과 학력에 따라 이민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새로운 이민개혁 추진의사를 밝히고 나서 현행 합법이민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새로운 이민시스템 도입이 전망되고 있다.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영스타운 코벨리 센터에서 열린 한 공개집회에서 현재 공화당 일부 상원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소위 ‘메릿베이스’ 이민시스템 도입안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숙련 노동자나 범죄자 등 아무나 받아들이는 현재의 이민시스템 대신 우리는 ‘메릿베이스’이민시스템 도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이민제도에 대한 강한 불신과 함께 새로운 이민시스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캐나다 방식의 ‘메릿베이스’시스템 도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처럼 공개 연설을 통해 지지를 선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톰 코튼과 데이빗 퍼듀 상원의원을 거명하면서 백악관이 현재 이들과 함께 ‘메릿베이스’시스템 도입을 위한 이민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앞으로 백악관이 새 이민시스템 도입을 위한 이민개혁법안 제정을 주도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공개지지를 선언한 ‘메릿베이스’ 이민개혁안은 가족이민을 사실상 폐지해 신규이민을 현재의 절반수준으로 대폭 감축하고, 이민신청자의 기술과 학력에 따라 점수를 부여해 이민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캐나다 방식의 이민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같은 이민개혁안은 이미 지난 2월 코튼 의원 등이 상원에 발의한 ‘미국인 고용 증대를 위한 이민개혁 법안’(Reforming American Immigration for Strong Employment Act, RAISE)에 포함됐고, 공화당과 두 상원의원은 오는 가을 회기에 수정 법안을 상원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에 따르면, 우선, 새 이민시스템이 도입되면 가족이민 초청대상이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로만 제한돼 사실상 현행 가족이민제도가 사라지게 된다.
이와 함께, 현행 스폰서 방식의 취업이민제도도 크게 달라져 이민자의 기술과 능력, 학력에 따라 부과된 점수를 토대로 이민허용 여부를 결정하는 ‘메릿베이스’시스템으로 바뀌게 된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