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대체 못해” 가치 재인식
인간적 터치 있어야 단골 확보
호텔 등 친절서비스 교육 강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까봐 걱정하는 시대, 테크놀로지가 사람을 밀어내는 시대이다. 하지만 테크놀로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자각이 생기고 있다. 특히 호텔 등 서비스업계에서는 사람들의 친절한 서비스를 테크놀로지가 대체할 수 없다는 판단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친절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고객들의 필요를 세심하게 챙기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 기계가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테크놀로지는 단골손님을 포옹으로 맞을 수가 없지요.”
미시건, 그랜드 래피즈에 본사가 있는 호텔경영업체 AHC+호스피탈리티의 조지 아키노 부회장은 말한다. 다수의 호텔을 관리 경영하는 이 회사는 매니저와 직원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보다 친절하게 고객들을 대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지역 비즈니스 리더들과 유대관계를 맺게 하며, 지역의 관광명소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갖추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있다. 호텔뿐 아니라 식당, 시정부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간적 접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키노 부회장은 “우리가 이 도시의 민간 외교사절단이 되어야 한다”며 그랜드 래피즈가 작은 도시인만큼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산업용 오버헤드 도어 제작회사에서 일했던 앤드류 햄프는 JW 매리옷 그랜 래피즈에서 한 바텐더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커리어를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시카고에서 출장 온 그에게 바텐더는 그 도시 유지인 락스 가족 이야기를 해주었다. 차고 문을 포함 산업용 제품 제작사인 락스 엔터프라이즈의 소유주 가족이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며 그를 락스 가족에게 소개해주었다.
바텐더가 부드럽게 연결시켜주자 양측은 순식간에 가까워졌고, 그 결과 그는 현재 락스의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2011년 컨벤션 센터를 확장하면서 직원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필라델피아 컨벤션 국의 줄리 코커 그래험 회장에 의하면 시정부와 서비스 업계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필라델피아는 당신을 환영합니다(PHL Welcomes U)’라는 온라인 비디오 프로그램이다. 친절한 서비스와 여행지 추천을 주제로 한 이 훈련은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되어 있다.
필라델피아 시민 누구나 이를 이용함으로써 도시를 찾은 방문객들이 보다 의미있고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우려는 의도이다. 그 결과 정말로 시 전역의 시민들 그리고 여러 다른 서비스 분야에서 민간사절들이 만들어졌다고 그는 말한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템플 대학의 엘리자베스 바버 교수에 의하면 최근 약 260명이 그 프로그램에 등록을 했다. 수강생들은 프로그램을 마치면 수료증을 받는다.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호텔업, 식당, 레크리에이션 센터, 주차 서비스업 등 다양한 분야 종사자들이라고 그는 말한다.
필라델피아의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은 지난 2000년 세인트 루이스의 필 브루노였다. 과거 앤하우저 부시의 위락공원에서 일한 그는 직원을 잘 훈련할수록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방문객들로부터도 후한 점수를 받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서비스를 개선해 손님들이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경험을 하게 하면 그 손님들이 다시 찾는 것에 더해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올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필라델피아의 컨벤션 센터가 그를 고용한 것은 지난 2010년 직원들 훈련을 위해서였다. 직원들이 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보다 친절하게 방문객들을 맞게 하려는 이 프로그램에는 2년 동안 1,000명 정도의 직원들이 참가해 훈련을 받았다.
컨벤션 국은 이어 브루노에게 다양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원 교육을 위한 비디오 훈련 프로그램 개발을 부탁했다. 이들 직원은 자신들이 필라델피아 관광산업의 한 부분을 담당한다는 사실에 대단히 놀라워했다고 그는 전한다.
이같은 직원 훈련이 필요한 것은 세대 차와도 상관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정보만 원할 뿐, 사람들과 접촉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대면하기 보다는 키오스크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선호한다. 반면 나이 든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사람과 만나 일을 처리하기를 원한다.
문제가 생기는 것은 밀레니얼 세대가 손님들을 맞는 자리에서 일할 때이다. 평생 전화나 태블릿으로 의사소통을 해온 이들은 사람을 직접 대하는 데 미숙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즈니스에서 여전히 중요한 것은 고객들이 받는 ‘느낌’이라고 그는 말한다.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환대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비스는 직원들이 손님들에 제공하는 것. 환대는 직원들이 서비스를 하면서 손님들이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
훈련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도시들도 있다. 예를 들어 디트로이트는 지난 2006년 수퍼볼을 유치하면서 ‘세계가 디트로이트로(The World Is Coming to Detroit)‘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디트로이트 메트로 컨벤션 국 산하 직원 800명을 대상으로 친절 훈련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수퍼볼 끝난 후에도 계속 활용되다가 최근 세미나 시리즈로 정착했다.
오하이오, 콜럼버스 다운타운의 햄튼 인 & 스윗에서 벨맨으로 일하는 클리포드 스튜어드는 공인 관광 사절(Certified Tourism Ambassadors)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미키 셰이퍼 CEO가 2006년 개발한 컨설팅 프로그램이다. 당시 그는 가정의학회 컨벤션을 준비하던 중 서비스 업계 직원들이 의외로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잘 모르고 있고 그로인해 방문객들이 좋지 않은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가 한 동료와 함께 만든 것이 이 프로그램이다. 서비스 업계 종사자들이 고객들을 돕는 차원을 넘어 그들이 관심 갖는 분야를 보다 풍성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돕게 하기 위한 것이다.
스튜어드는 원래 사람 대하는 기술이 좋지만 자신의 도시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었다고 말한다. 덕분에 그는 고객들을 보다 잘 안내할 수 있었고, 고객들이 기분 좋은 경험을 하면 호텔과 도시에 대한 인상이 좋아진다고 그는 말한다.
그렇게 해서 단골이 된 손님 중에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앱 스탭코넥트(StaffConnect)의 척 고즈 부회장이 있다. 그는 스튜어드 때문에 매번 햄튼에 묵는다. 그 도시의 외교사절로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면 출장이나 가족 여행 때 그곳을 다시 찾게 된다는 것이다.
오하이오 콜럼버스 다운타운의 햄튼 인 & 스윗에서 벨보이로 일하는 클리포드 스튜어드. 그는 친절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고객들과 보다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한다. 테크놀로지가 아무리 발달해도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 것은 인간적 터치라는 자각이 서비스 업계에서 생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