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이후 바뀐 재외공관 접대문화
식사비 자비로, 평통도 선물자제 몸사려
한국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김영란법이 시행 6개월째로 접어든 가운데 재외공관 공무원과 주재원, 평통 관계자 등 해외지역 적용대상 기관 인사들과 관련한 이른바 접대 문화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들 기관 관계자들은 김영란법 시행 이전에는 관행으로 여겨지던 골프 회동이나 공연 초청 티켓 등에 대해 이제는 한사코 ‘손사래’를 치며 몸사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란법 시행 후 가장 크게 바뀐 곳은 LA 총영사관이다.
지난해 9월 김영란법 시행 이전만 해도 외교 공무원들은 기준액인 3만원(식사)과 5만원(선물)에 대해 현지 물가가 다르기 때문에 다소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는 골프와 식사는 물론 공연 초청티켓과 같은 일반적인 혜택도 모두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A 총영사관은 특히 한국에서 파견돼 온 공무원 신분의 주재관들이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공식 외교행사를 제외하고 커뮤니티에서 진행되는 각종 기금모금 행사 등에 참석할 때는 참가 비용을 직접 지불하는 등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법안 시행 전에는 축사 등 커뮤니티 행사 초청에 참석할 경우 식사정도는 무료로 제공받았으나 지금은 공식 외교행사를 제외하고는 이같은 행사 참가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며 “특히 골프 모임의 경우 그린피 등 모든 비용은 개인이 지불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예전처럼 공연이나 콘서트 초청 티켓 등도 5만원(선물) 상한선이 넘어갈 경우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관저 만찬이나 대규모 이벤트 등 참석자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는 커뮤니티 행사는 문제없이 참석하고 있다”며 “김영란 법 때문에 각종 외교업무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심스러운 점이 있을 경우 본부와 상의 후 행사를 하거나 참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영란법 적용대상인 평통도 차후 문제가 될 우려의 소지가 있는 접대나 선물 등의 행위를 내부적으로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한국 평통사무처는 지난해 10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이 법의 적용대상에 LA 지역을 비롯해 미주 지역 자문위원들도 모두 포함된다는 내용의 관련 안내와 함께 자문위원 위촉과 관련한 청탁이나 훈·포상관련 사항, 강사 등 패널 선정 등의 업무에 있어 부정 청탁은 모두 처벌대상이 된다는 경고문을 전달했다.
LA 평통 관계자는 “해외 자문위원들의 경우 속지주의에 따라 한국에서 민주평통과 관련된 활동을 할 경우 ‘공무수행사인’으로서 청탁금지법 적용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가능한 미국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정청탁과 관련된 식사 및 골프 대접과 고가의 선물을 자제할 것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