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한인업소 불매선동 '반한 감정' 노골화
화장품·명품백화점·식당에 중국손님 발길 줄어
한인들도 '맞대응'...중국관광 예약 취소 잇달아
한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갈수록 거세지며 ‘반한’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일원 한인업계에도 이에 따른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계 손님들이 자주 찾던 퀸즈 플러싱과 브루클린, 맨하탄 일원의 한인여행사들과 화장품판매점, 선물업소 등을 중심으로 이달들어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부 중국계 소비자들이 한국산 제품 불매를 선동하는 등 '반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어 한인업계 전체로 사드 불똥이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주새 한국 유명 화장품 체인업체 ‘더 페이스 샵’ 플러싱 매장과 브루클린 매장에 중국계 소비자들로 인해 각각 2차례씩 4차례에 걸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주 플러싱 매장을 찾은 40~50대로 추정되는 중국계 여성은 중국계 고객들에게 큰 소리로 “왜 중국인이 한국산 화장품을 구입하느냐, 이곳에서 나가라”며 영업방해를 하고 불매를 선동했다.
또 50대 중국계 남성이 “한국산 제품 구입 반대”라며 한참 동안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며 행패를 부리다 직원들에게 제지당했다.
더 페이스 샵 관계자는 “한중 사드갈등이 뉴욕의 한인업소에 대한 불매 선동으로 이어질 정도의 큰 문제인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중국계 고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데 이번 문제가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인 요식업소들도 사드 여파로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플러싱의 한 식당업주는 “이달들어 중국계 손님들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뉴욕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자주 찾던 한인 명품 백화점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코스모스백화점의 맨하탄 매장의 경우 매주 2~3개팀씩 오던 중국인 관광객 투어팀의 발길이 최근 뚝 끊어졌다. 매장측은 “1월말부터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이나 매출이 서서히 줄어들더니, 3월에는 방문이 아예 중단됐다"며 “곧 관광 성수기가 시작되는 데 빨리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여행을 계획했던 한인들의 중국여행 취소 사례도 발생해 한인여행사들도 난감해 하고 있다. 중국여행 전문업체인 H여행사측은 “예약을 했던 한인고객 상당수가 중국여행을 취소하고 유럽이나 아시아 지역으로 목적지를 바꾸기를 원한다”며 “4월에도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희은 기자>
반한 감정의 중국인이 난입한 뉴욕 플러싱의 더 페이스샵. <이지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