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지갑 얇아져
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4년 전보다 현재의 경제 상황이 더욱 나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나타내며 사람들의 지갑을 얇게 만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지난 9월 16~28일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절반 이상인 52%가 자신과 가족이 4년 전보다 오늘날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고 답했다고 20일 밝혔다. 응답자의 39%는 “상황이 더 나아졌다”고 말했고, 8%는 “거의 같다”고 답했다.
갤럽은 역사적으로 미국인들의 경제에 대한 인식은 자사가 발표하는 ‘월별 경제 신뢰지수(ECI)’에 반영돼 있다며, 이달 초 진행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ECI는 -26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갤럽은 “지난달 설문조사 응답자의 39%가 ‘상황이 더 나아졌다’고 말한 것과 함께 역대 최악의 선거가 있는 해에 나타난 지표”라고 강조했다.
ECI 지수는 모든 미국인이 “현재 상황을 매우 우수 또는 양호로 평가하고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말할 경우를 ‘+100’으로, “현재 상황이 열악하고 경제가 나빠지고 있다”고 답할 경우를 ‘-100’으로 나타낸다.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ECI 수치는 2000년 1월의 +56이었고, 가장 낮은 점수는 2008년 10월의 -72였다.
갤럽은 여론조사 응답자의 43%가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로 경제적 문제’를 언급했다며, 경제적 언급이 이렇게 높았던 것은 지난 2022년 10월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4년 5월 이후 ‘경제가 문제’라는 응답이 40% 중반을 넘어선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일자리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가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에 어떤 시기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는 “나쁜 시기”라고 답한 반면 44%는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실업률 4.1%은 2023년 4월에 기록된 역대 최저치인 3.4%보다 0.7%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갤럽은 “올해 투표함에서 경제가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경제적 우려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지배함에 따라 다가올 선거는 이 같은 시급한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