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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창] 인도 이민자 커뮤니티가 부러운 이유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7-25 18:14:18

데스크의 창, 조환동 LA미주본사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인도 이민자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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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1일 대선 후보 사퇴를 전격 발표하면서 이제 포커스는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 지지 확보에 이어 민주당 대의원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면서 대선후보 공식발표만을 남겨놓고 있다. 민주당은 내달 초 온라인으로 대선 후보를 공식 선출하고 전당대회를 개최하지만 이미 ‘해리스 후보 대세론’은 굳어졌다.

해리스 부통령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성이기도 하지만 그녀의 독특한 인종 배경도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1964년 북가주 오클랜드에서 아프리카계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 아버지와 인도 이민자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인종적으로 흑인과 아시아계로 분류된다.  

그녀의 모친은 인도인의 정체성을 지키라며 ‘카멀라(Kamala)’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카멀라는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을 뜻한다.

그녀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검찰총장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했다. 이어 2020년 55세 나이에 민주당 부통령 후보에 낙점된 뒤 대선 승리로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미국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썼다.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대역전에 성공하고 당선된다면 미국 최초의 여성, 그것도 첫 유색인종 여성 대통령에 오르게 된다.

그러고 보니 올해 대선에서는 유난히 ‘인도 커넥션’이 깊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연방(39)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의 부인 우샤 칠루쿠리 밴스(38) 역시 인도계 이민자 출신 여성이다. 밴스 상원의원과 우샤 밴스는 예일 법대 재학 중 만나 2014년 결혼했고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마지막까지 도전해 강한 인상을 남겼던 니키 헤일리(52) 후보도 인도계 혈통이다. 그녀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역임했고 트럼트 행정부에서 유엔대사로 활동했다.  

벌써부터 인도 이민자 커뮤니티는 11월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되면 첫 인도계 여성  출신의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당선돼도 인도계 ‘세컨드 레이디’가 배출된다며 누구를 지지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인도 이민자 커뮤니티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미국 내 인구도 많고 그에 걸맞은 인재 풀이다. 연방 인구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계 중 인도 출신은 처음으로 중국계를 제쳤다. 2020년 기준, 인도 출신 미국인은 440만명에 달한다. 실제로는 500만명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미국 내 아시아계 중 인도계는 소득 기준으로 가장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그룹으로 분류된다.

인도계 이민자는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정보통신(IT)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또 한국의 삼성전자 등은 인도계 기술자가 없다면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는 애기까지 나온다.

대표적으로 선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샨타누 나라옌 아도베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 락스만 나라시만 스타벅스 CEO, 제약사 노바티스의 바산트 나라시만 CEO 등이 인도계이다. 인도계는 포춘 500대 기업 CEO 중 백인에 이어 소수계로는 가장 많다.  연방의회에도 5명의 인도계 의원들이 포진해 있으며, 각 주 의회에서 활동하는 인도계 정치인 수도 약 40명에 이른다.  

남가주에서는 아테시아와 세리토스를 중심으로 ‘리틀 인디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 이민자 커뮤니티가 부러운 것은 매년 수만 명의 인도인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커뮤니티의 규모가 계속 커지고 경제력과 활기가 넘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신규 이민이 정체된 미주한인 커뮤니티와는 너무나도 비교가 된다. 물론 이같은 배경에는 중국을 제치고 인구대국 1위로 부상한 인도였기에 가능하다. 한국과는 달리 인도는 미국에 이민 오고 싶어 하지만 못 오는 사람들만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국가와 종교는 다르지만 LA 한인타운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방글라데시 이민자를 비롯, 파키스탄, 스리랑카, 네팔 등 서남 아시아계 인종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소수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 최저 출산율 기록을 연이어 경신하면서 ‘대한민국 소멸’이라는 암울한 현실에 직면한 한국의 인구 감소는 이제 한국 뿐 아니라 미주한인 커뮤니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구는 경제력’이라는 공식은 현대사회에서 갈수록 의미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인구 감소로 군대 갈 젊은이가 부족하고 노동시장에서 외국 인력을 대거 수입해야 하는 것처럼 이제는 미국에 이민 올 인구 자체가 없는 것이다. 미주한인 인구가 100만명만 더 있었다면 우리의 상권과 경제 규모, 정치·사회적 영향력이 얼마나 더 강했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조환동  LA미주본사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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