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뉴스칼럼] 우리 안의 호모 루덴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5-22 17:30:13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호모 루덴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은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아(1872~1945)였다. 인간의 본질은 놀이와 깊은 상관이 있다고 본 그는 ‘놀다’라는 뜻의 라틴어 Ludens를 붙여서 호모 루덴스 즉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인간에게 놀이는 본능 같아서 지금 우리가 즐기는 음악, 춤, 미술, 스포츠는 물론 종교의식, 정치, 전쟁, 철학까지도 그 근원은 놀이였을 것으로 그는 보았다.

그의 이론을 적용하면 인간의 가장 자연스런 모습은 뭔가에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는 상태. 낡은 장난감 하나 들고 온종일 재미있게 노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 그렇게 놀아보았을까” 생각해보면 답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들인 우리는 놀이로부터 멀리 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논다’는 말에는 부정적 이미지가 따라 붙었다. ‘논다’는 것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활동이 아니라 뭔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상태, 그래서 ‘공부하지 않고 논다’ 거나 ‘일하지 않고 논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자본주의가 삶을 지배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 중 하나가 놀이이다. 놀이는 시간 낭비이자 비생산적 소모행위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좋은 예가 이민1세 한인들의 삶. 낯선 땅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보다 두 세배는 더 일해야 한다는 각오로 휴일 없고 휴가 없는 삶을 수십년 살아왔다. 그렇게 놀이는 삶의 영역 저편으로 밀려나고 매순간 일/공부 압박감에 짓눌려 사는 현대인들에게서 호모 루덴스의 모습은 사라졌다. 경제가 최고 가치인 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의 삶이 있을 뿐이다.

근년 놀이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놀이는 단순한 재미 이상의 활동이라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일주일에 두어 시간 혹은 하루에 단 몇 십분이라도 온전히 즐김의 상태에 있어보는 것이 심신의 건강에 대단히 유익하다는 보고들이다. 뭔가 재미있는 여가활동, 다시 말해 취미 하나를 찾아서 자주 즐기라고 연구진은 권한다.

2021년 발표된 관련 연구에 의하면 취미활동은 우리의 건강과 행복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취미는 무엇이든 취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등산이 취미일 수도 있고, 산기슭에 앉아 개미를 관찰하는 게 취미일 수도 있다. 뜨개질, 자동차 수리, 요리, 자원봉사, 요가, 라인 댄스 등 활동의 종류에 따라 취미는 심리적 안정, 스트레스 완화, 인식력 개선, 근력강화, 면역기능 개선 등으로 심신을 건강하게 하고, 유익한 습관으로 행동을 개선하며, 대인관계를 활발하게 해 고독감이나 우울감을 사라지게 하는 등의 이점이 있다고 한다. 당장은 시간 낭비 같지만 장기적으로 자신에 대한 좋은 투자라는 말이다.

한인1세들 중에는 취미가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취미를 즐길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십년 일만 하다 은퇴하고 나면 노년이 막막하다. 일 외에는 해본 게 없어서 하루 24시간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다. 뭔가 재미있는 활동, 취미를 찾아야 한다. 2023년 9만3,000여 노년층의 관련 데이터 분석결과를 보면 취미활동을 하는 노인들은 취미가 없는 노인들에 비해 건강하고, 행복감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인간은 재미를 추구하며 즐겁게 살도록 설계된 존재. 우리 안의 호모 루덴스를 살려내야 하겠다. 그것이 젊어서는 건강하게, 노년에는 무료하지 않게 사는 비결이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글쓰기 노동

김정자(시인·수필가) 나에게 글 쓰기는 못 본 척 덮어둘 수도 없고 아예 버릴 수도 없는 끈적한 역량의 임무인 것처럼 때론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내 새끼 같아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위생적 환경과 과도한 무력 사용풀턴 카운티 구치소 내 폭력 증가  풀턴 카운티 구치소 수감자들이 영양실조 및 폭력 등의 문제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연방 관리국은 풀턴 카운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조지아, 자동화 물류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1억 4,400만 달러 투자...2025년부터 운영  AI 기술을 통한 자동화 물류 서비스 센터가 조지아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린박스 시스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주정부 “별 영향 없을 것”무시현대차 “사업계획  차질”우려리비안 “수혜모델 없어” 덤덤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로이터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차량서 마약도 발견돼 12일 저녁, 체로키 카운티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일으킨 아마존 배달원 런던 베스트(남, 24세)가 기소됐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전 주, 연방하원의원 역임해 트럼프 열열한 지지자 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조지아주 게인스빌 출신의 더그 콜린스(Doug Collins) 전 연방하원의원을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조지아 민주당 차기지도부 선출5선 박의원,경선 끝에 연임성공  조지아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에  샘 박<사진> 의원이 연임됐다.조지아 민주당은 14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조지아도 ‘꽃매미’ 경계령
조지아도 ‘꽃매미’ 경계령

지난달 풀턴서 성충 발견강력한 생태계 교란해충농작물 등에 심각한 위협 조지아 전역에 강력한 생태계 교란종인 흔히 중국매미로 불리는 꽃매미 경계령이 내려졌다.조지아 농업부는 지난달

〈부고〉전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 김용건 박사 별세
〈부고〉전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 김용건 박사 별세

8일 별세, 30일 11시 추모식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을 역임한 김용건 박사(사진)가 지난 8일 애틀랜타 남부지역 존스보로 소재그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1928년

우수 리터러시 교육 귀넷 학교 12곳 선정
우수 리터러시 교육 귀넷 학교 12곳 선정

리터러시 교육, 학생들 삶의 초석 다진다학생들의 읽기와 이해력 향상에 기여 조지아 교육부(GaDOE) 2023년부터 올해의 우수 리터러시 교육 학교에 귀넷 카운티 12곳 학교가 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