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이상 비행하는 동안 꼼짝도 못 해
참혹하게 진화하는 야생동물 밀매
남미 가이아나의 남성이 미국으로 들어오면서 작은 헤어롤에 새를 집어넣어 밀수하다 적발돼 동물보호 관계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1일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 28일 남미 가이아나 수도 조지타운에서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으로 입국한 26세 남성의 가방에서 주로 여성들이 머리카락에 웨이브를 넣을 때 사용하는 헤어롤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놀라운 사실은 이들 각각의 작은 헤어롤 안에 참새와 비슷한 종류인 되새들이 무려 29마리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CBP 직원들은 당시 JFK 공항에서 수하물 검사를 하다 이상한 물체가 있는 것 같다며 이 남성을 불러세웠다.
이어 그의 짐을 열고, 그물망으로 밀봉된 29개 헤어롤에서 살아있는 되새들을 발견했다.
조지타운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직항편은 거리만 수천km에 달하고 비행시간이 6시간 30분가량이라, 새들은 옴짝달싹도 못 하는 헤어롤에서 7시간 넘도록 갇혀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CBP는 해당 남성에게 과태료 300달러(약 34만 원)를 부과하고 입국을 불허했으며, 압류한 되새들은 국가 보호 시설로 보내 격리했다.
이 남성의 목적지는 뉴욕 옆의 뉴저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갈수록 진화하고 참혹해지는 야생동물 밀매 방식에 CBP 뉴욕지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주 복잡하고 도전적인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더욱 헌신적으로 경계심을 갖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 어류·야생동물 관리국(FWS)과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헤어롤에 새들을 넣는 방식은 야생동물 밀매의 무서운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보호시설에서 격리 중인 되새들[CBP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금지]
상업적인 목적으로 조류를 미국에 수출할 때는 세관에 신고하는 등 적법 절차를 거쳐야 한다.
CBP는 이런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새들을 들여오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등 관련 감염병이 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5년 미국에선 HPAI 유행으로 가축용 칠면조와 닭 5천만 마리가 폐사해 10억달러(약 1조1천325억원) 이상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CBP는 지난해 미국 전역 세관에서 적발된 식물, 육류, 축산가공물 등의 불법 반입 사례가 3천91건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