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심각한 재정난에 처한 교황청이 신자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교황청의 재정 관리를 총괄하는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 알베스 재무원장은 12일(현지시간) 교황청 기관 매체인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로 운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무원장은 올해 수입이 2억1천300만 유로(현재 환율 기준 약 2천885억원)로 2019년(3억700만 유로) 대비 30%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적자 규모는 5천만 유로(약 677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 올해 지출을 근래 역사상 최저로 묶었음에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수입 급감으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신자들의 헌금으로 조성되는 ‘베드로 성금’(St. Peter’s Pence) 기존 보유고에서 4천만 유로(약 542억원) 이상을 충당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재무원장은 밝혔다. 재무원장은 이어 재정 악화로 교황의 사목·자선 활동과 같은 기본적인 임무가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며 ‘신자들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교황청 수입은 신자들의 헌금과 부동산·금융 투자 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지출의 경우 인건비가 절반 이상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나머지는 교황 해외 순방을 비롯한 사목 활동과 기부 등에 사용된다. 교황은 근로자의 생계를 보호해야 한다며 급여 삭감이나 감원 등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