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말라리아약과 구충제, 항생제를 사용하면서 나타난 부작용에 관한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이들 약품을 코로나19 환자 조기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보건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의료진과 환자들은 말라리아약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구충제 이버멕틴, 항생제 아지트로마이신 등을 복용한 뒤 부정맥과 간염 증상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이 병원에 입원한 뒤 이들 약품으로 치료받다가 상태가 악화해 한 달 만에 사망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와 관련, 의료진과 환자들은 "코로나19 환자를 조기에 치료한다며 내세운 말라리아약과 구충제·항생제 등을 묶은 이른바 '코로나 키트'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브라질감염병학회는 말라리아약과 구충제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한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10곳을 조사한 결과 9곳에서 사망률이 더 높게 나왔다고 발표했다.
10개 도시 중 북부 아마조나스주 파린친스시는 10만 명당 사망자가 157명으로 주 평균치인 159명보다 1.3% 낮았으나 나머지 9개 도시의 10만 명당 사망자는 주 평균치보다 적게는 4.5%, 많게는 58.3% 높게 나왔다고 학회는 전했다.
이 발표가 나오고 논란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보건부는 홈페이지에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이버멕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와 브라질 의료계도 부작용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