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멕시코에서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의 이름이 느닷없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순위에 올랐다.
한때 포브스 세계 억만장자 순위 1위(최근 순위는 21위)에 오르기도 한 슬림은 말 한 마디 한 마디 주목을 받는 화제의 인물이긴 하지만, 이번에 화제가 된 건 조금 다른 이유였다.
멕시코에 있는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들의 애탄 부름 때문이었다.
발단은 지난 5일 BTS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트윗이었다.
중남미 음악 스트리밍업체 클라로 무시카가 '영어로 된 2020년 최고의 팝' 목록에 BTS의 '다이너마이트'를 포함시키자 BTS가 이에 대해 감사하는 내용이었다.
이를 본 멕시코의 BTS 팬클럽 '아미'(ARMY) 회원들은 곧바로 클라로 무시카를 소유한 슬림을 온라인상에서 소환하기 시작했다.
팬들은 슬림의 자본력으로 BTS의 멕시코 공연을 유치해 달라고 호소했다.
당시 현지 매체 인포바에는 슬림이 갑작스럽게 트위터상에서 화제가 된 것을 소개하며 "BTS의 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멕시코 아미의 기대감에 더욱 불을 지핀 것은 최근 BTS 리더 RM이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멕시코를 언급한 것이었다.
RM의 지난 19일 네이버 브이라이브에서 팬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멕시코) 너무 가고 싶죠. 멕시코든 어디든 불러주시면 가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불러주실 수 없으니까 그렇지"라고 아쉬워했다.
멕시코 팬들은 이 말에 열광하며 다시 슬림을 찾았다.
슬림 측에서는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지만, 트위터에는 여전히 "카를로스 슬림, BTS를 데려와 주세요"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이용자는 "슬림이 지쳐서 들어줄 때까지 부탁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BTS는 지난 2017년 케이콘(KCON) 등에서 멕시코 팬을 만난 적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