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침체에 빠졌다. 반년 가까이 하늘길이 막히면서 매출이 급감해 최악의 보릿고개에 직면한 가운데 현금 유동성 확보와 함께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에 나서고 있다.
국적항공사들은 매출과 직결되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자 대한항공은 지난달부터 여객기 좌석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특별 포장된 가방인 카고시트백을 장착해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여객기 운항 감소로 증가한 국제 항공화물 초과수요에 대응하고자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 영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국적항공사들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최대 항공 수요 지역인 북미 시장 하늘길이 열리지 않으면서 ‘V자’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적항공사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다운타운의 ‘윌셔그랜드센터’를 담보로 생존 자금 조달에 나선다.
4일 한국 주요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현재 윌셔그랜드센터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윌셔그랜드센터를 담보로 대출금 9억달러를 다음달에 상환해야 한다. 한국 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존 담보대출보다 더 많은 금액을 조달한 뒤 기존 담보대출을 갚고 남은 돈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호텔업이 악화되면서 미국 내 금융권에서 추가 담보대출이나 연장이 쉽지 않게 되자 한국 금융권으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윌셔 발권 카운터(1813 Wilshire Blvd. LA)의 운영 중단도 부동산 구조조정의 연장선에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대한항공 미주본부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양상이 조금 다르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져 온 HDC 현대산업개발과 매각 협상이 9개월 만에 무산될 수 있어 당장 구조조정의 수순을 내보일 입장은 아니다. 무산될 경우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무가 중복되거나 유사한 부서를 통폐합하는 조직 개편이나 미주 지역 내 지점 수를 축소하는 인적 구조조정 등 생존을 위한 비상 경영 계획 수립을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적항공사 관계자는 “본사의 지침에 따라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은 어느 기업이나 보유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나 조치를 본사로부터 받은 것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