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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미국이 전달하는 러시아의 선전 전략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5-04-02 18:19:07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미국,러시아, 선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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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이자 사실상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프로세스의 중재자인 스티브 위트코프는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 정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 요점의 상당부분을 마치 미국의 입장인 양 그대로 되풀이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의 지도자적 자질에 최상의 찬사를 쏟아냈다. 필자는 그의 인터뷰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기 보다 미국-러시아 관계의 역사를 짤막하게 요약하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1991년에 소련이 무너지자 미국은 모스크바를 모욕하거나 고립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정반대로 대우했다. 워싱턴은 새롭게 민주 국가의 반열에 오른 러시아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 집단에 편입시키려 노력했다. 당시 러시아는 선진 공업국과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미국은 모스크바를 끌어들이기 위해 G7을 G8로 확대했다.

미국 정부의 추산에 따르면 1989년부터 1998년 사이에 모스크바에 제공된 국제 대출지원금만도 660억 달러에 달했다. (이에 비해 당시 이스라엘로 유입된 미국의 지원금은 연간 30억 달러였다.)

소련의 붕괴는 동유럽에 안보 공백을 만들었다. 오랫동안 러시아의 영향권에 속해있었거나 심지어 일부는 (러시아에) 정복까지 당했던 동유럽국들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모스크바에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미국은 이들 중 일부에게 나토 회원국으로 가입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한편 이에 따른 러시아의 우려를 잠재우려 노력했다. 미국은 나토, 러시아와 다른 동유럽권 국가들을 망라해 평화를 위한 파트너십이라는 새로운 기구를 창설했다. 또한 러시아와 서방국들 사이의 신뢰 구축을 위해 공동 군사훈련을 비롯한 다양한 공조활동을 계획했다. 무엇보다 미국은 체첸에서 잔인한 전쟁을 벌이고 있던 러시아에 외교적 압박이나 경제적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19세기에 소련에 정복당한 무슬림 공화국 체첸은 소련이 해체된 후 러시아로부터 떨어져 나오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푸틴은 1999년 말에 권력을 장악했다. 체첸 분리주의자들이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잔인한 테러공격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얼굴없는 관료에 불과했던 푸틴이 전 국민적인 지지를 받게 됐다. 푸틴은 지지 동력을 살리기 위해 곧바로 2차 체젠 전쟁에 돌입했다. 전쟁의 결과는 참혹했다. 수 만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고 체첸의 수도인 그로즈니는 폐허로 변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모스크바 테러가 러시아 정보국의 자자극이었다고 믿는다. 2차 체첸 전쟁 이후 푸틴은 반체체 언론인 안나 폴리트콥스카야부터 보리스 넴초프와 알렉세이 나발니에 이르기까지 자신에게 반기를 든 정치 지도자들의 암살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의 제국적 야망을 이해하는 열쇠는 소련의 붕괴가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비극이라는 그의 유명한 발언이다. 푸틴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이유도 상술했다. 첫 번째 이유는 수 백만명의 러시아 “시민과 동포가 모국을 떠났다”는 사실이다. 푸틴은 소련이 아니라 차르 제국의 부활을 추구했다. 그가 단지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벨라루스와 중앙아시아의 여러 나라까지 손에 넣으려 드는 이유다. 조지아와 전쟁을 벌이고 몰도바에 압력을 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발트해 연안 공화국에 거주하는 러시아어 사용 주민들의 지위에 관해 그가 불만을 털어놓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크라이나는 그가 꿈꾸는 새로운 러시아 제국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볼셰비키파가 만든 가짜 국가라고 종종 주장했다. (사실 1991년에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의 90% 이상이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에 찬성했다.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의 주민 대다수도 우크라이나 독립에 찬성했다.) 

권좌에 오른 뒤 수 십년 동안 푸틴은 벨라루스, 카자키스탄, 아제르바이젠, 조지아와 우크라이나 등지로 러시아의 영향권을 확대하려 시도했다. 특히 푸틴은 당선이 유력시되던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후보를 독살하려 했고 급기야 친 러시아 인사를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등 우크라이나의 내정에 대대적으로 개입했다. 2008년에 이르러 푸틴은 조지아가 서방 측으로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나토에게 회원 가입을 열망하는 국가들을 받아들이라고 종용했다. (하지만 나토는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가입 시간표는커녕 지지 의사조차 밝히지 않았다.) 이 기회를 이용해 푸틴은 조지아인들이 모스크바 테러를 사주했다는 거짓 주장을 내세워 조지아 침공을 단행했다. 러시아는 조지아의 2개 지역에 독립선언을 하도록 부추겼다.

2014년 푸틴은 그가 직접 세운 친 러시아 대통령 치하에서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과 ‘연합 협정’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갖게 됐다. 나토를 향한 추가 움직임은 없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유럽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길 원하는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를 보장한 1991년의 양국간 합의를 무시한 채 1994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앞서 키이우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배치한 핵무기를 파기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 보장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남긴 세계 3위의 핵무기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바이든 행정부 초기에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노력은 아무런 전진을 이루지 못했다. 사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첫 면담에서 바이든은 그의 나토 가입 의사에 반대했다. 이로부터 몇 개월 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정복하고 수도인 키이우를 함락시킨다는 목표 아래 전면전에 돌입했다.

소련은 세계의 거대한 마지막 다국가 제국이었다. 푸틴 치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조지아, 벨라루스 국민의 열망을 무시한 채 수 십년에 걸쳐 제국의 재건을 시도했다. 푸틴은 역사와 자유 및 인류의 희망이 있는 쪽의 반대편에 서있다. 이제 미국이 그의 편에 합류한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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