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장부 워싱턴이 봉쇄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엿새 앞둔 14일 수도 워싱턴 DC는 축하 분위기가 아니라 마치 군사작전이 벌어지는 현장을 방불케 했다. 경광등을 켠 경찰차가 도로 곳곳을 지키고 있고, 소총으로 무장한 주 방위군이 일렬로 늘어선 모습도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취임식 준비가 아니라 흡사 요새를 쌓는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지난 6일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연방 의사당 난입 폭동 사태 여파로 새 대통령 취임식 때 또 다른 폭력 사태를 우려한 당국이 주 방위군을 2만 명이나 동원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곳곳 통제·검문검색
이날 연방 의사당 및 백악관 주변 도로들은 곳곳이 통제돼 차량 통행과 접근이 차단됐다. 경찰은 주요 길목마다 체크포인트를 설치하고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풍경은 바이든 당선인의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보안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지만 올해는 예년과 매우 다르다는 설명이다.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의회 난동으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태 이후 보안과 경비가 훨씬 더 엄격해진 것이다.
특히 연방 의회가 쑥대밭처럼 변할 정도로 시위대에 속수무책 뚫린 것은 의사당에서 취임식을 준비하는 입장에선 초긴장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이 탓에 백악관과 의회 인근 시내 주요 도로는 원래 취임식 전날인 19일부터 봉쇄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13일부터 조기 봉쇄에 들어갔다.
백악관과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진 시내 곳곳의 노상 주차장에도 16일부터 아예 주차가 금지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15일부터는 워싱턴의 13개 지하철역이 폐쇄된다.
■취임식 당일 철통 보안
특히 취임식 당일 바이든 당선인의 동선인 의회와 백악관 인근은 말 그대로 철통같은 보안태세다.
현재 정보당국에는 무장 시위대가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온라인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100만 군사 행진’ 시위를 벌이자고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온 상태다.
바이든 당선인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 등 요인을 해하려는 정보가 있어 연방수사국(FBI)이 이를 추적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위기감이 고조된 탓에 워싱턴에는 지난 6일 난동 사태 후 6,200명의 주 방위군이 파견된 데 이어 조만간 1만5,000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취임식 당일에는 2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연방 의사당은 부지 전체가 10피트가량 높이의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있었고, 이 펜스를 따라 소총으로 무장한 주 방위군이 의회를 감싸고 있었다. 워싱턴DC 한복판의 명소 내셔널몰도 취임식 당일 전면 폐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