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재단·윌셔사립초 문제 등
일방적 해법 제시…‘월권’비판
“총영사가 한인사회 현안을 너무 독단적으로 좌지우지하려 하는 것 아닙니까”
LA 총영사관이 설립 당시 한국 정부의 자금이 투입된 한미동포재단과 윌셔사립초등학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나선 가운데 한인 단체들 사이에서 총영사관의 일방적인 해법 제시에 대해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 검찰의 감독 아래 내분 사태가 해결된 LA 한인회관 건물 관리주체 한미동포재단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 김완중 총영사가 한인회관 건물이 LA한인회 때문에 존재한다는 역사와 배경 및 한인 단체들의 자율성을 무시한 채 일방적 주도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대한 문제제기가 한인사회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또 등록생이 없어 최근 폐교가 결정된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윌셔사립초등학교 시설의 향후 활용 방안 등과 관련해서도 총영사관의 해법과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및 커뮤니티 이해당사자들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총영사가 너무 나간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김완중 총영사는 지난 6일 가진 현안 간담회에서 한미동포재단 임시이사회가 김 총영사와 한인 법조계 인사 2명 등 총 3명으로 구성된 사실을 밝히며 한인 단체 전면 배제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인회관 건물 구입 당시 한국정부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원한 점,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 검찰과의 합의 과정에서 LA 한인회와 한미동포재단 관계자들이 임시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다는데 서명한 사실 등을 들며 총영사관이 주도적으로 한미동포재단를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한미동포재단의 수익금이 일부 인사들이 아닌 커뮤니티 전체를 위해 환원돼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나, 김완중 총영사가 한미동포재단 운영에서 한인사회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지나친 월권행위라는 입장이다.
LA 한인회 측은 “동포재단 소송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인회가 노력한 점을 반드시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가 재단 정상화 과정에서 한인사회를 위한 의견을 포괄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국정부가 건물 구입과정에서 기금을 지원했다는 점은 인정하나 큰 틀에서 커뮤니티 자산이 공익에 쓰이도록 감독하는 역할 이외에는 한인사회에 운영상 자율성을 보장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완중 총영사의 윌셔사립초등학교 관련 인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총영사관은 한국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간 윌셔사립초등학교 시설이 커뮤니티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학교라는 특수 사정을 외면한 발상인데다, 1990년대와 2000년 대 한인사회 전체가 나서서 300만 달러가 넘는 성금을 투입해 학교 살리기에 나선 역사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 측도 학교가 교육사업과 차세대들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남가주 한국학원 정희임 이사장은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그동안 학교가 운영됐지만 폐교 결정이 된 이상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을 임대하는 형식보다 애당초 취지에 맞게 교육사업을 위해 공간이 활용되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며 “한인사회의 기금도 조성된 만큼 보다 구체적인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공청회 및 이사들간 협의를 거친 뒤 천천히 논의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