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집값으로 이주 늘어
주로 애틀랜타·달라스로
샌디에고 한인들이 높은 집값과 실직 등으로 인해 타 지역으로 이사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한인 이삿짐 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6월과 7월까지 2개월 동안 타주로 이사하기 위해 용역을 의뢰한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 2016년 샌디에고에 문을 연범양해운의 제이 천 지점장은 “6월과 7월 사이에 타주로 이사를 가겠다는 고객 예약이 하루도 안 빠지고꽉 차 있다”며 “저희 고객 대부분은 실리콘 밸리라 불리는 산호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이삿짐 회사들은 “매년 6월과 7월에는 한국으로 귀국하는 이삿짐이 많은데 올해는 타주로 이사하는 건수가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지역 한인들이 푀근 들어산호세로 이사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은 퀄컴의 감원에 따른 후폭풍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고 카운티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퀄컴은 지난 4월 샌디에고에서만 269명에 달하는 직원을 감원했다. 퀄컴은 당시 해고통지문을 통해 오는 6월19일까지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통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해고통지를 받은 직원 중에 한인 엔지니어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퀄컴이 감원을 단행하면서 하이테크 업계에 영향을 미쳐 연쇄적인 감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라메사에 있는 한인 기업의 한 직원은 “지난 4월에 감원이 있었다. 다만 퀄컴 감원에 대한 이슈가 너무 커서 조용하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산호세 지역으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 지역 부동산 가격도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리서치 전문기관인 코아로직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산호세 지역의 중간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20% 넘게 상승했다.
하이테크에 종사하고 있는 인적 네트워킹과 관련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산호세를 선호하고 있는 반면 일반 한인들은 집값이 저렴한 애틀랜타와 댈러스와 같은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이사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한인들이 꽤 있다.
내셔널 시티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50대 김모씨는 “댈러스는 주 세금이 없고 집값은 물론 물가가 샌디에고에 비해 저렴해 이곳에서 집을 팔고 가면 작은 가게를 차리고도 여유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조만간 이주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집값과 물가 등으로 인해 샌디에고를 떠나고 싶은 것은 비단 한인뿐만 아니다.
UC 버클리가 샌디에고와 오렌지카운티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주택비용 때문에 타 지역으로 이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