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투병 끝 사망 한인학생
학교측, 화단 기념비로 추모식
부모, 학교에 아들도서 기증해
병마와 싸우다 끝내 삶의 꿈을 접어야했던 한인 학생의 이름이 모두의 가슴에 영원히 새겨지게 됐다.
지난 7일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 소재 센터빌 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 11월 소아암으로 세상을 떠난 존 허(John Huh)군을 기념,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과 허 군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한 기념식이 열렸다.
학교 측이 허 군을 떠나보낸 부모님의 슬픔을 함께 나누고 추모하기 위해 정문 앞 출입문 화단 기념비에 모두가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도록 벽돌 헌정식(Brick Laying Ceremony)을 마련한 것.
센터빌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리버티 중학교 1학년에 재학하다 하늘나라로 간 허 군은 이 학교를 특별하게 졸업한 인연이 있다.
지속되는 건강 악화로 허 군이 수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되자 카운티와 학교 측의 배려로 홈 스터디 서비스를 통해 수업을 받고, 중학교에도 입학할 수 있었던 것.
공부에 특별한 재미와 재능을 가진 허 군은 중학교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진학의 꿈을 이어가며 열심히 공부했지만 병마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고, 끝내 꿈을 이룰 수 없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허 군의 부모 허재원, 채화씨는 떠나보낸 아들을 기억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 특별한 자리를 마련한 학교 측에 선물을 전달했다.
허 군의 부모들은 허 군이 즐겨보던 150권의 책을 학교 도서관에 기증했고, 학교 측은 이 책들에 ‘In Honor of John Huh’라는 레이블을 달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죠시 다우즈 교장은 “책을 기증해 주신 존의 부모님께 감사하고, 많은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존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의 부친 허재원씨는 “학교 교장선생님과 많은 선생님들이 이미 이 학교를 졸업한 우리 존을 위해 이러한 기념행사를 준비해 준데 대해 큰 감사를 전한다”며 “존이 영원히 이 학교에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에 큰 위로가 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진우 기자>
허 군의 부친과 모친이 학교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름이 새겨진 벽돌을 화단에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