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주미대한제국 공사관
개관식 행사 앞두고 회동
고종황제-초대공사 손녀로
나란히 참석 '뜻깊은 인연'
대한제국의 마지막 왕녀이자 고종황제의 손녀인 이해경 여사와 유미 호건 메릴랜드주지사 부인이 22일 113년 만에 다시 문을 여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개관식에 함께 참석했다.
개관식 참석에 앞서 뉴욕을 방문 한 유미 호건 부인은 21일 맨하탄 한인타운 소재 가온누리 식당에서 이해경 여사를 만나 대한민국의 살아있는 역사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개관의 의미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이 두 사람 모두에게 뜻 깊은 이유는 특별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해경 여사의 할아버지 고종황제의 특명으로 1891년 12월 워싱턴 DC에 2만5,000달러를 주고 매입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초대공사를 지낸 박정양이 유미 호건 부인의 할아버지이다.
래리 호건 메밀랜드 주지사와 결혼하며 성을 바꾼 유미 호건 부인은 원래 반남 박씨 부술공의 후손으로 박정양 초대 공사가 같은 파다.
유미 호건 부인은 “메릴랜드 주지사의 부인이 아닌 가족의 한사람으로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개관식에 초청받게 됐는데 이해경 여사님도 오신다는 소식에 너무 기뻤다”며 “한국 황실의 마지막 공주님이라 불리는 이해경 여사님을 꼭 찾아뵙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여사와 유미 호건 부인은 이날 황실에서의 삶과 주지사 부인으로서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했다.
이해경 여사는 “바쁜 와중에도 멀리 뉴욕까지 와서 저를 찾아 줘 너무 감사하다”며 “오늘 만남을 시작으로 좋은 인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1910년 경술국치로 일제에 강탈당한 지 108년 만에 일반에 공개되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지난 2012년 10월 한국정부가 350만달러에 구입한 뒤 6년 동안 문화재청이 고증과 복원, 리모델링 등을 거치면서 옛 모습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조진우 기자>
이해경(오른쪽) 여사와 유미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부인이 두 손을 꼭 마주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