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신학대에 근무하는 한인 여교수가 남학생으로 하여금 여학생을 성추행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누명을 쓰고 대학 측으로부터 부당하게 징계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주장하고 나섰다.
뉴욕 유니온 신학대의 정현경 교수는 9일 맨해턴 소재 이 대학에서 학생들과 집회를 갖고 “대학 측은 내 해명은 단 한 마디도 듣지 않고 조교수 배정 금지와 지원금 중단 등의 징계를 결정했다”며 “나는 학생들에게 성추행과 관련한 일을 시키거나 환경을 조성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봄학기 ‘생명주의 지구 영성 수업’ 중 7명의 학생들과 야외 강의를 한 적 있는데, 당시 한 아시안 남학생이 흑인 여학생의 머리를 만지는 모습을 본 백인 여학생이 학교 측에 ‘남학생이 여학생을 성추행하도록 정 교수가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신고를 했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은 “정 교수가 야외 강의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와서는 자신과 7명의 학생들이 함께 욕조에 들어가야 한다며 강요했다”고 고발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교수는 이에 대해 “자발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져 함께 욕조에 들어간 것이지 절대로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남학생이 여학생의 머리를 만진 것과 관련해서도 “여학생의 머리에 무엇인가 붙자 이를 떼어 내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교수는 지난 1996년 유니온 신학대에 아시안 최초의 여성 종신교수로 부임했다.
<조진우 기자>
유니온 신학대 정현경(맨 오른쪽) 교수가 학교 측 징계의 부당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