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말 중가주 샌베니토 카운티의 홀리스터서 발생한 한인 여성 지윤희(48)씨 살인사건(본보 2017년 12월11일 보도)의 전말이 법정 소송을 통해 드러났다.
경찰 수사 결과 남편 지상림(49)씨와 한국에서 온 내연녀 최정아(사진·45)씨가 이들의 불륜을 눈치챈 부인 지씨를 야구방망이로 무자비하게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법정 기록이 공개된 것이다.
특히 남편 지씨와 내연녀 최씨는 부인 지씨 몰래 한국으로 수십만 달러의 재산을 빼돌려왔으며, 이에 대해 지씨의 두 딸이 엄마가 살해된 이후 이를 알고 재산 보전을 위한 긴급 민사소송을 신청해 법원이 긴급 심리를 벌여 두 딸에게 2,000만 달러가 지급되도록 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온라인 매체 베니토 링크가 입수한 법정 기록에 따르면 남편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1월28일 지씨의 집에서 최씨가 차고에 있던 야구방망이로 부인 지씨를 뒤에서 20~30차례 무자비하게 내리쳐 사망케 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부인 지씨의 사망이 여성 한 사람의 범행으로 볼 수 없다며 남편 최씨와 내연녀가 공모해 부인 지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매체가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씨의 두 딸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대해 샌베니토 카운티 수피리어코트의 해리 토비아스 판사가 진행한 심리 기록에서 드러났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여기에 나타난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 에릭 테일러 캡틴이 밝힌 사건 수사 전말은 이렇다.
남편 지씨는 최씨가 부인 지씨와 언쟁을 벌이다 창고에서 야구방망이를 가져와 뒤에서 부인 지씨를 가격한 후 쓰러지자 계속해서 20~30번에 걸쳐 야구방망이를 내리쳐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시신을 여행 가방에 넣어 창고에 밤새 보관했다가 다음날 차에 실어 인근 산악 지역에 암매장했다. 이들은 범행에 사용된 여행 가방 등을 집 뒷마당에서 불에 태웠으며, 그 흔적이 발견됐으나 범행에 사용된 야구방망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남편 지씨는 아내가 자신과 최씨를 불륜 관계로 생각해 이혼을 요구했으며, 지씨가 몰래 한국으로 돈을 송금하는 것도 알아차리고 이를 따지다 사건 당일 최씨와 언쟁을 벌이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진술했다.
한편 지씨의 두 자녀를 대리하는 제임스 한 변호사는 “약 20만 달러의 거액이 한국에 있는 최씨의 가족에게 송금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씨의 남자 형제인 최봉기)씨에게 10만 달러, 최씨의 모친에게 3만 달러가 송금된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심우성·임에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