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사망 남가주 제임스 전씨 장기기증
의식 잃기 전 서명... 국립묘지에 '이름'
육사출신 장교 복무후 펀드매니저 활약
“그렇게 건강하던 제임스가 독감으로 인해 허무하게 가다니 믿을 수 없지만, 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고 떠난 그의 뜻은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남가주 지역에서 올 시즌 첫 독감 사망 환자가 된 제임스 전(45)씨의 스토리가 주위를 울리고 있다.
평소 건장한 체격에 크게 아픈 적이 없던 그가 독감으로 쓰러졌다는 소식에 가족과 지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의식을 잃기 전 그가 장기 기증 서명을 했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
가족과 지인들에 따르면 제임스 전씨는 두 살 때 부모님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이민 온 1.5세로,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촉망받는 장교였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성장해 존 F. 케네디 고교를 졸업한 뒤 미 육사 웨스트포인트에 합격해 4년 간 육사 풋볼팀의 주전 코너백으로 맹활약한 풋볼 스타 출신으로 평소 건강한 체격에 밝은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1995년 육사를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해 군 복무를 한 전씨는 결혼 후 슬하에 7세 딸과 5세 아들을 두고 펀드매니저로 성실히 일해왔다.
이런 전씨는 6명에게 장기를 기부해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에 따르면 전씨는 혹시 자신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질 경우를 대비해 잠든 자신을 기다리지 말고 자신의 장기를 모두 기부해 달라는 서명을 해놓았다고 한다. 전씨가 독감으로 응급실에 실려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후 가족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것이다.
가족들은 끝까지 남에게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고 싶어하는 제임스의 뜻을 존중하고 이루어주기 위해 전씨의 장기를 모두 기부하는 힘든 결정을 따랐다. ”
전씨의 유해는 오는 7월 그가 장교로 임관한 웨스트포인트에 안장될 예정이다. 또 그의 이름은 리버사이드 국립묘지에 새겨질 예정이다.
<손혜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