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측에 먼저 연락해 와 비공개 회동
30만달러 공금유용 적극해명$“2만달러 반환 용의”
김민선 회장, “이사회 결정 번복없어$소송 진행”
뉴욕한인회장 재임 당시 공금 30만여 달러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승기 전 회장이 자신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앞서 법적 공지문(Legal Notice)을 보내온 제35대 뉴욕한인회와 비밀리에 접촉을 갖고 사전 합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뉴욕한인회에 정통한 다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민 전 회장은 이달 초 뉴욕한인회에 먼저 전화를 걸어와 미팅을 요구했고, 지난 주중 뉴욕한인회 이사장인 찰스 윤 변호사와의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민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뉴욕 한인회 공금 30만달러 유용 의혹에 대해 해명하면서, 자신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정 부분은 반환할 의사가 있다며, 소송 없이 사전 합의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는 후문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2만 달러 가량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회동은 지난해 9월 뉴욕한인회 이사회가 민 전 회장에 대한 민사소송을 진행키로 결정한 지 약 1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뉴욕한인회는 이 같은 내용의 민 전 회장 제안에 대해 역대 회장단을 비롯한 여러 인사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향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윤 이사장과 민 전 회장은 내주 중 한차례 더 만나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민선 뉴욕한인회장은 “그쪽(민 전 회장)에서 먼저 연락이 온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민사소송은 지난해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그쪽의 어떤 제안에도 변경될 수 없다. 소송을 진행해 유용한 공금을 받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뉴욕한인회가 민 전 회장의 공금횡령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민 전 회장이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부당하게 지출된 금액은 모두 35만3,000달러에 달한다.
뉴욕한인회는 이로 인해 한인회관 재산세 30만 달러가 체납될 위기에 처했지만 동포사회 기금모금을 통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이후 최근 민 전 회장과 뉴욕한인회관에 대한 99년 장기리스계약을 맺은 미부동산 개발업체 이스트 엔드 캐피털 파트너사측이 지난 2월 뉴욕시 등기소에 한인회관에 대한 99년 리스권을 등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뉴욕한인회가 민 전 회장에 법적공지문을 발송하는 등 본격적으로 민사소송에 착수하는 모습을 보이자 민 전 회장이 침묵을 깨고 합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본보는 민 전 회장에게 전화를 시도했으나 오후 8시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