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목받는 부동산 형태
‘친환경 주택·노인 요양 주택’수요도 높아
주택 구입 생각있다면 가치 판단 후 선택을
주택 거래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물 부족 탓에 주택 시장은 여전히 셀러스 마켓이다. 작년에 비해 매물이 증가했지만, 매물 대기 기간은 3개월 안팎으로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주택 중간 가격은 42만 800달러로 매우 높고 모기지 이자율 역시 첫주택구입자가 감당하기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주택 시장에는 악재다. 최근 이자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기존 주택 보유자에 의한 매물 공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인 바이어에게는 희소식으로 지금부터 주택 구입을 철저히 준비한다면 성공적인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겠다. 온라인 재정정보업체 고우뱅킹레잇이 부동산 전문가들로부터 내년에 가치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부동산 형태를 들어봤다.
◇ 히스토릭 홈
주택 시장에 공급되는 신규 주택은 대부분 대형 주택 개발 업체가 지어 분양하는 주택이다. 마치 기계로 찍어낸 듯한 비슷한 모양의 주택이 단지 내에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다. 이른바 ‘쿠키 커터’(Cookie Cutter)로 불리는 똑같은 모양의 주택에 싫증을 느끼는 바이어 사이에서 최근 지은 지 오래된, 이른바 ‘히스토릭 홈’(Historic Homes)을 찾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 투자 업체 ‘위 바이 하우스 캐시 텍사스’(We Buy Houses Case Texas)의 대니 존슨 에이전트는 “신규 주택이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의 히스토릭 홈의 가치가 내년에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히스토릭 홈은 더 이상 지을 수 없지만 최근 수요가 늘고 있어 전망이 밝은 부동산 분야”라고 설명했다.
히스토릭 홈은 대개 도시 개발이 처음 시작된 다운타운 인근에 위치해 회사 등과의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다. 다만 지은 지 오래됐기 때문에 구입 전 철저한 점검을 실시해 심각한 결함이나 건축 안전법 위반 사항 등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 다세대 주택
벌써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주택 구입난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매물 부족에 집값은 치솟고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올라 많은 바이어가 주택 구입 능력을 상실하고 있다. 당장 주택 구입이 힘든 바이어는 어쩔 수 없이 임대 주택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수밖에 없다. 주택 가격이 급등한 일부 지역은 주택 구입보다 임대가 유리해 일부러 임대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여전히 높은 임대 수요로 인해 아파트 등 이른바 ‘다세대 주택’(Multi-Family House)의 전망이 밝다.
IPA 커머셜 리얼에스테이트의 맷 모건 에이전트는 “한 건물에 여러 유닛의 주택이 들어간 형태의 다세대 주택에 대한 수요가 높다”라며 “특히 도심이나 교통 요충지에 위치한 다세대 주택을 눈여겨보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 임대료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앞지르고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닐 수 없다. 모건 에이전트는 보행 친화성이 뛰어나고 편의 시설에 인접한 다세대 주택 형태의 부동산 가치가 향후 5년간 10~1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지속 가능한 친환경 주택
MZ 세대의 가장 큰 관심사는 환경이다. 앞으로 주택 시장 수요를 이끌 MZ 세대 바이어들이 집을 찾을 때 첫 번째로 보는 조건이 바로 친환경 시설이다. 지속 가능한 건축자재로 지어진 집으로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친환경 시설을 갖춘 주택이 MZ 세대의 드림 홈으로 떠오르고 있다.
크리스티스 인터내셔널 리얼에스테이트의 린지 한 에이전트는 “에너지 비용을 고려해 탄소 중립적이고 수동 태양열을 사용하도록 설계된 친환경 주택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젊은 세대로 부의 이동이 이뤄지는 가운데 건강과 친환경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향후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동 태양열 시스템은 태양의 열과 빛을 직접적으로 활용하여 에너지를 얻는 방법으로, 특별한 기계적 장치 없이 건물의 설계와 배치만으로 태양열을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건물의 창문 위치, 건물의 방향, 그리고 열을 저장할 수 있는 재료 등을 고려하여 태양열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 노인 요양 주택
국영모기지보증기관 패니메이에 의하면 60세 이상 주택 보유자 중 약 44%는 집을 팔 계획이 있거나 이미 판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은퇴를 대비한 판매로 자녀 등 가족이 사는 지역 인근에 작은 집을 구입하거나 아파트 등을 임대할 계획이다. 이중 상당수는 노인 요양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택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많다.
‘생활 지원 주택’(Assisted Living)으로 불리는 노인 요양 주택은 요양원에 비해 돌봄이 덜 필요한 노인을 위한 공동 거주 시설이다. 일반적으로 개인 침실이 제공되고 공동 식당, 활동 공간 등의 공간에 물리치료사, 간호사 등 돌봄 인력이 상주한다. 이미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규모 은퇴가 시작되면서 노인 요양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기 은퇴 지역의 노인 요양 주택 가격은 연간 7~1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 별채 딸린 주택
‘별채’(ADU·Accessory Dwelling Unit)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별채가 딸린 집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별채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별채 공사를 실시하는 주택 보유자도 늘고 있다. 높은 주택 가격 부담에 성인이 된 뒤에도 부모 집에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는 부모와 별도의 공간에서 살며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별채가 제격이다. 또 나이 든 부모를 모시기 위한 공간으로도 별채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큰 집으로 이사할 필요 없이 뒷마당에 별채를 지으면 높은 주택 구입비 부담을 피해 필요한 생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별채의 형태로는 ADU, 게스트 하우스, 거라지 아파트 등으로 다양하다. 이중 거라지 아파트는 별도의 차고 건물을 주거 공간을 변경하거나 차고 위에 주거 공간을 짓는 공사다. 별채를 임대할 경우 별도의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라메리카 리얼에스테이트의 릭 앨버트 브로커는 “별채 공사가 늘고 별채가 딸린 주택의 가치도 오를 것”이라며 “일부 주택 보유자는 별채에 거주하고 본 주택을 임대해 높은 임대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