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추가 하락 제한적 전망…공급 부족·높은 가격 등도 부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방향 전환 깜빡이를 켜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리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 활성화는 지연되고 있다.
주담대 금리가 조금 하락했지만 크게 더 떨어질 것 같지는 않은 데다가, 집값은 여전히 기록적으로 높고, 한편에선 경기침체에 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은 15일 30년 고정 주담대 평균 금리가 연 6.49%라고 밝혔다.
주담대 금리는 전주보다 0.02%포인트 상승하며 3주 만에 처음 높아졌다.
지난주 주담대 금리는 1년여 만에 최저로, 작년 최고치(약 8%)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낮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주담대 금리 하락에 힘입어서 부동산 시장 교착 상태가 다소 풀리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중개회사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4주간 신규 매물이 작년 동기대비 4.5% 늘었다.
CNN은 금리가 하락하자 주담대 신청이 지난주에 17%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주택 소유자가 대환대출하려는 수요가 35%나 뛰었다고 주담대 은행 협회가 말했다.
그동안은 주택 소유자들이 2022년 연준 금리 인상 전에 받은 저금리 대출을 선뜻 포기하지 못해서 매물을 잘 내놓지 않았다.
리얼터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랄프 맥라플린은 "하반기 주담대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은 주택 구매자들에게 더 좋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본격적으로 이어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제기된다.
금리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CNN은 연준의 향후 금리 인하에 변수가 많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올해 주담대 금리가 더 내려가겠지만 6% 아래가 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담대 금리가 연준이 2022년 초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작다고 지적했다.
WSJ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담대 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지만, 동시에 그런 기대는 이미 다 반영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네이션 원 모기지의 부사장인 필 크레센조 주니어는 "금리 하락은 이미 반영됐으며 조정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집값이 크고 물량은 충분치 않은데 경기침체 두려움까지 등장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PGIM 채권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톰 포르첼리는 "높은 대출 금리, 비싼 집값, 공급 부족이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가장 주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CNN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등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주택 가격은 몇 차례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전했다.
WSJ은 또 연준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내리면 경기하강 신호로 해석돼서 주택 거래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는 이미 주택담보대출 기관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WSJ이 전했다.
일리노이주의 대출업체 유나이티드 홈 론즈의 대표 마이크 덜라는 부동산 시장에서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고 보고 2년간 동결했던 채용을 재개했지만, 경기침체 가능성을 감안해서 규모를 조절하고 있다.
WSJ은 경기 상황이 걱정보다는 양호하다고 해도 주택 공급량이 역대 평균보다 낮은 점이나 보험, 세금, 유지 관리 등 기타 주택 소유 관련 비용이 지난 수년간 상당히 증가한 점이 부담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