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매 판매 호조
의류 0.6%·식당 0.3%↑
긍정적인 지표 잇따라
“고소득층 지출이 미국 경제 견인 중”
미국의 6월 소매판매가 0.3%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을 깨고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고소득층이 지갑을 열고 샤핑에 나서며 전체 소비 지출 증가를 견인한 덕분이다. 최근 공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하락한 데 이어 미국 경제의 중추로 꼽히는 소매판매 역시 양호한 수치를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오는 9월 기준 금리인하에 나설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방 상무부는 6월 소매판매가 7,043억달러로 전월 대비 보합(0.0%)을 유지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소매판매가 0.4%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돈 수치다. 6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대비로는 2.3% 상승했다. 앞서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증가에서 0.3%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월간 소매 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중 상품 판매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통계다. 대체로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에 영향을 받아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는 소매판매 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는 것은 고금리 장기화 등에 따른 경제 둔화조짐에도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소비를 계속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6월 소매판매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온라인 판매가 전월 대비 1.9% 상승했고, 같은 기간 의류 및 액세서리 매장 매출은 0.6% 늘었다. 백화점 매출은 전월 대비 0.6% 늘었고, 건축자재 매출도 같은 기간 1.4% 상승했다. 가계 소비의 핵심지표로 꼽히는 레스토랑 매출 역시 지난달 0.3% 늘었다. 개솔린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주유소 매출은 전월 대비 3.0% 하락했지만 이는 소비자들이 다른 지출에 사용할 돈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빌 아담스 코메리카 뱅크 선임 이코노미스는 “경제는 매우 양호한 모습”이라며 “저소득과 중산층 소비자들의 소비에 약세의 징후가 있지만 부유한 소비자들의 지출이 경제 전체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소매판매까지 양호한 수치를 보이면서 연준이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자신감이 더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 11일 미 노동부는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다우존스와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1%)보다 낮은 수치다. 금융시장은 오는 9월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11월과 12월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3개월 연속 소비자물가가 둔화됐고 지난 40년간 이어진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사라지고 있다”며 “연준이 기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강조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