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이상 중년은 초가공식품을 소량만 섭취해도 뇌 기능이 떨어지고, 뇌 질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등 공동 연구팀이 45세 이상 3만 명을 대상으로 식단이 뇌 질환을 유발하는 데 미치는 영향을 2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실렸다.
연구팀은 참가자가 섭취하는 식단에서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른 뇌 질환 발생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실험 참가자의 인종은 백인과 흑인이 각각 절반을 차지했다.
연구 결과, 초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8%, 인지 능력 저하 위험이 1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가공식품 비중을 10%만 높여 섭취해도 인지 능력 저하 위험이 커졌다.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늘수록 위험도도 증가했다.
반면 가공되지 않거나 가공이 적게 된 식품을 섭취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은 9%, 인지 능력 저하 위험은 12% 낮아졌다.
테일러 킴벌리 하버드대 신경학과 교수는 “인지 능력 저하는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건강한 식단은 중·장년층의 뇌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초가공식품은 여러 공정 과정을 거치며 첨가제나 방부제 등이 들어 있는 식품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햄버거, 과자, 간편식(인스턴트 식품) 등이 있다.
당분과 지방, 나트륨이 대거 들어가 열량이 높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는 적은 것이 특징이다. 초가공식품은 뇌 질환뿐 아니라 여러 심혈관·대사 질환도 유발한다. 초가공식품을 섭취해 체중이 증가하면 비만으로 이어지고, 당뇨병·고혈압 등 대사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실제 여러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가 당뇨 발생 가능성을 40% 높인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가공이 적게 된 식품은 신선 재료에 소금 등 조미료가 첨가된 식품으로, 냉동 과일과 통조림 음식 등이 있다. 가공되지 않은 식품은 생고기나 우유, 신선한 과일과 채소 등을 말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