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천명 그린필드 등 강타…일리노이 등 5만여가구 정전
텍사스에도 토네이도 주의보…6만가구 정전 속 폭염까지 겹쳐 이중고
중남부 곳곳에서 잇달아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최소 35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AP통신과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아이오와주 그린필드의 남서쪽 도로에서 차를 몰고 가던 한 여성 운전자가 폭풍 속으로 차량이 휩쓸려 날아간 뒤 사망했다.
아이오와 당국은 이 여성을 비롯해 전날 지역 곳곳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로 지금까지 5명이 사망하고 최소 3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색 및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부상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재난 당국의 응급 구조대원들이 그린필드에서 파손된 건물들의 잔해를 수색 중이라고 전하면서 "아직은 정확한 집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 기상청(NWS)은 초기 조사 결과 그린필드에서 풍속이 시속 219∼265km인 EF-3 등급의 토네이도가 발생해 지역에 큰 피해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상학자 존 포터는 이 토네이도가 64㎞ 이상 범위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1년 12월 켄터키주 메이필드를 강타한 시속 267∼320㎞의 EF-4 토네이도 이후 최악의 피해를 냈다고 설명했다.
아이오와 디모인에서 남서쪽으로 88.5㎞ 떨어진 인구 약 2천명의 마을 그린필드는 이 토네이도로 하룻밤 새 대다수의 집과 나무, 자동차들이 파괴되면서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마을 인근에 설치된 거대한 풍력발전 단지에서도 대형 터빈 6기가 바닥으로 쓰러지고 망가졌다.
이 시설을 운영하는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측은 "2004년부터 풍력발전소를 운영해 오면서 풍력 터빈이 무너진 사례는 이전에 단 한 번밖에 없었다"며 "그 역시 토네이도로 인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린필드 지역을 휩쓸고 간 토네이도를 비롯해 전날 아이오와주에서는 최소 18건의 토네이도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또 전날 밤 폭풍이 일리노이주와 위스콘신주로 이동하면서 일부 지역을 강타해 전기 설비를 망가뜨리면서 이 일대 5만여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미 언론은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 변화 속에 토네이도 발생이 근래 더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NWS는 이날 텍사스주 댈러스를 포함한 중부 지역에 토네이도 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미 중남부에서 동부 버몬트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강풍과 우박, 토네이도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텍사스 일부 지역은 지난 16일 덮친 토네이도 피해로 대규모 정전이 1주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때 이른 폭염까지 찾아와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현재 휴스턴을 포함한 해리스 카운티의 정전 가구(상업시설 포함)는 약 5만7천곳에 달한다.
NWS에 따르면 이날 휴스턴을 비롯한 텍사스 남동부 지역의 체감 기온은 화씨 100도(섭씨 38도)를 넘었다.
NWS 기후예측센터의 수석 예보관인 밥 오라벡은 텍사스의 더위가 이번 주 내내 계속되고 다음 달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더워진다"며 "날씨 패턴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더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