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사상 최대 규모…경보 안울려 정교한 기술 갖춘 일당 소행 추정
할리웃 블록버스터 영화 ‘오션스 일레븐’을 방불케 하는 정교한 수법으로 거액의 현금을 탈취하는 절도사건이 LA에서 벌어져 무려 3,000만 달러의 현금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부활절 일요일이었던 지난달 31일 저녁 샌퍼난도 밸리 지역 실마에 위치한 한 현금 보관 시설에서 절도범들이 침입해 3,000만 달러에 달하는 돈을 털어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LA경찰국(LAPD) 관계자가 3일 밝혔다.
경찰은 이 시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LA타임스와 KABC, NBC 등은 15000 록스포드 스트릿에 위치한 ‘가다월드’라는 보안회사의 현금 보관 시설이었다고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가다월드가 캐나다에 본사를 두고 ATM 서비스와 현금 운송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보안회사라고 전했다.
LAPD 밸리 지부의 일레인 모랄레스 커맨더는 이번 금고털이가 LA시 역사상 가장 큰 현금 절도사건 중 하나라고 전했다. 해당 시설에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던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의문점들이 있는 상황이다.
LA타임스는 경찰 이번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절도단이 해당 시설의 지붕을 뚫고 들어간 것을 파악됐지만, 어떻게 보안 시스템을 피해서 들어갔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절도단이 건물 내 돈이 들어있던 금고를 강제로 열었던 흔적도 없고 경보도 올리지 않아 이 시설 운영자들은 사건 발생 다음날인 1일 출근해서 금고 문을 열어볼 때까지 거액을 도난당한 사실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고 안에 엄청난 현금이 들어있었다는 것을 아는 관계자도 많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번 사건에 미스터리를 더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피해 규모가 큰 전문 조직절도인 만큼 연방수사국(FBI)이 LAPD와 합동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팀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도 침입이 정교하게 이뤄진 만큼 보안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시설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숙련된 절도단이 벌인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 LA에서 발생한 가장 큰 금액의 현금털이는 1997년 9월12일 한 보안시설에서 1,890만 달러가 탈취된 사건이다. 이 사건의 범인들은 결국 붙잡혔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