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70% 이상은 비만 관리 기준이 되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BMI)를 모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세계 비만의 날(3월 4일)을 맞아 대한비만학회가 감수하고 노보 노디스크가 시행한 비만 및 BMI(㎏/㎡) 인식 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 중 26.3%는 비만(BMI≥25㎏/㎡)으로, 20.2%(203명)는 비만 전 단계(BMI 23~24.9㎏/㎡)로, 전체 응답자의 46.4%가 비만 또는 비만 전 단계로 나타났다.
응답자 1,000명 중 본인의 BMI를 모르는 사람은 10명 중 7명 이상(70.5%)이었다. 실제 BMI 25(㎏/㎡)이상으로 비만인 사람이 자신의 BMI를 모르고 있는 비율도 70.7%에 달했다.
BMI는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대한비만학회는 BMI 23~24.9(㎏/㎡)를 비만 전 단계로,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다.
체내 축적된 지방량을 통해 비만을 평가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실제 지방량 측정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 BMI를 통한 간접적 평가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비만과 건강 관리에 있어 중요한 지표임에도 이번 조사에서 본인의 BMI를 아는 사람은 10명 중 3명 이하(29.5%)에 그쳤다. 응답자가 본인의 BMI를 알게 된 경로는 국가건강검진이 34.9%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해당 비율은 증가했다.
저조한 BMI 인지율과 대조적으로, 비만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인식은 88%에 이르렀다. BMI 비인지자보다 인지자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다소 높았다.
비만으로 인한 동반 질환이 심각하다는 인식도 강했다. 특히 2형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관상동맥 질환 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대한비만학회의 최신 ‘비만 팩트 시트’에 따르면, 2012~202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일반건강검진 자료를 분석했을 때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지난 10년간 한 번도 줄어들지 않고 늘었다(2012년 30.2%→2016년 33.3%→2021년 38.4%).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19년 기준 13조8,528억 원에 달한다.
고혈압·당뇨병·관상동맥 질환 등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심각하다.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5~13배, 고혈압 2.5~4배, 관상동맥질환 1.5~2배 발생 위험이 높다.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본인의 BMI를 알고 있는 사람이 10명 중 3명도 되지 않았다. 효율적 비만 치료와 관리 등을 위해 BMI 인지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현재 국가건강검진에서 BMI 25~29.9(㎏/㎡)을 과체중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 BMI 25(㎏/㎡) 이상부터 비만으로 분류·관리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