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 생성형 AI 출시 영향
한, 주요국 중 가장 빠른 발전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면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 최근 5년 동안 기술 수준을 빠르게 끌어올렸으나 일부 기술은 중국에 뒤처지는 등 AI 선도국과 기술 격차를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4일 발간한 ‘우리나라 및 주요국 AI 기술 수준의 최근 변화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AI 분야의 전반적 기술 수준은 2022년 기준 미국(100%)이 가장 높고 중국(92.5%), 유럽(92.4%), 한국(88.9%), 일본(86.2%) 순이었다.
AI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기술력을 100%로 놓고 각 국가별 기술 수준을 상대 평가·측정한 결과다.
우리나라는 최근 5년 사이 주요국 가운데 AI 기술이 가장 빠르게 발전한 곳으로 조사됐다.
2018년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81.6%였지만 2022년(88.9%)에 7.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의 기술 수준은 미국 대비 4.4%포인트, 유럽은 2.3%포인트 향상되는 데 그쳤다. 특히 일본의 AI 기술력은 2018년(86.4%)보다 2022년(86.2%)에 다소 후퇴했다.
하지만 미국은 주요국과의 기술 수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었다. 최 근 추이를 보면 한국은 미국과 기술 격차가 2021년 10.9%포인트에서 2022년 11.1%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AI 기술 분야에선 미국을 바짝 쫓고 있는 중국도 미국과 기술 격차가 2021년 6.7%포인트에서 2022년 7.5%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오픈AI의 챗GPT 등 미국 기업들이 생성형 AI 기술을 줄줄이 내놨기 때문에 미국이 주요국을 더 빠르게 따돌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AI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이 국가 간 패권 경쟁으로 과열된 상황에서 중국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반도체 분야에 비해서 AI 분야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력 격차가 크지 않다. 최근 중국 빅테크들이 중국 정부로부터 전폭적으로 지원을 받으면서 AI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AI 학습지능 분야 기술 격차를 분석하면 미국 대비 중국은 0.9년(2022년 기준), 유럽은 1.0년, 한국은 1.3년, 일본은 1.7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AI 단일지능 분야 기술은 미국 대비 중국은 0.3년, 한국이 1.5년, 유럽이 1.6년, 일본이 2.0년벌어져 있었다.
AI 기술이 다른 국가에 뒤처지거나 종속되는 것을 막으려면 국내 기업에 대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 봉강호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AI정책연구실 선임 연구원은 “우리나라 AI 기술 수준은 아직 세계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미흡하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면서 “AI에 대한 국가연구 개발 예산 확대 편성 등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