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조정 우려 대폭 완화
최근 뉴욕 증시에서 빅테크(거대기술기업)의 실적 호조로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완화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 결과 엔비디아, 메타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닷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애플, 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의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에 비해 55%나 증가했다. 이들 대부분은 나스닥 100지수가 4개월 연속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기여했다.
이번 실적발표 기간이 시작되기 전 월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EPS가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난 23일까지 93%의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결과 EPS 성장률은 7.7%나 됐다.
투자자들은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금리상승을 극복할 수 있는 견고한 재무 건전성과 현금흐름을 보유한 이들 빅테크를 안식처이자 성장자산으로 믿고 있다.
비용 통제도 메타가 이달 초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사상 첫 배당을 발표하고 주가가 급등하면서 핵심 키워드가 됐다.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등이 AI 분야에서 계속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신호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폭발적인 실적 발표를 통해 전체 시장을 견인했으며 22일 시장가치 증가 규모가 일일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하는 등 이익이 주가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아마존도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의 매출 성장을 공개하고 월가의 기대를 웃도는 영업이익 전망을 내놓은 후 주가가 상승했다.
하지만 매그니피센트7 주식이 모두 호실적을 보인 것은 아니다. 애플은 중국 수요 둔화로 부진한 실적을 공개한 후 주가가 하락압력을 받았으며, 알파벳 주가도 검색광고 수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테슬라는 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고, 올해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시경제 상황과 실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지만,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주요 테크(기술) 기업에 집중됐던 상승세가 증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