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일시적으로 저장한 뒤 소화가 필요할 때 수축을 통해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담낭에 발생하는 급성 담낭염은 가벼운 증상에서 패혈증에 이를 정도로 매우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다. 치료는 담낭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이다.
급성 담낭염은 결석에 의해 담낭 경부(頸部) 혹은 담관과 담낭을 연결하는 담낭관이 막히며 발생하는 결석성 담낭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담석 없이 발생하는 무결석성 급성 담낭염이 담석성 급성 담낭염보다 훨씬 더 위중하며, 담낭절제술을 조기에 받아야 예후(치료 경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세우·이경주(소화기내과)·이정민(외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연구팀이 밝힌 ‘무결석성 급성담낭염과 결석성 급성담낭염에서의 담낭 천공 발생의 비교: 10년 코호트 연구’에서다.
연구팀은 2012년 11월~2022년 6월 동탄성심병원에서 급성 담낭염으로 담낭절제술을 받은 4497명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결석이 있는 결석성 담낭염 환자는 3958명(88%)이었고, 결석이 없는 무결석성 담낭염 환자는 539명(12%)이었다.
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 담낭 천공(穿孔)이 발생한 환자는 1%(38명)였지만,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은 5.6%(30명)에서 담낭 천공이 발생했다. 또 담낭염 중증도에 따라 분류했을 때 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는 경증인 1등급이 90%(3564명), 중등도인 2등급이 8.5%(335명), 중증인 3등급이 1.5%(59명)였다.
반면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에서는 1등급이 79.4%(428명), 2등급이 19.1%(103명), 3등급이 1.5%(8명)로 2등급의 비율이 2배 이상 높았다. 담낭염 1등급은 담낭에 국소적인 염증이 동반된 단계이고, 2등급은 전신적인 증상과 함께 간농양, 괴사성담낭염 등을 동반한 상태를 말하며, 3등급에서는 다발성 장기손상이 동반된다.
이 밖에 무결석성 담낭염 그룹은 개복 수술로 전환된 비율이 높았고,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결석성 담낭염 환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