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6만여개 전년비 18%↑
롱비치항 17.5% 동반상승
“LA항의 새해 첫 시작이 매우 좋다.” 진 세로카 LA 항만청장이 지난 14일 월 화상 회의에서 지난달 LA항이 처리한 수입 컨테이너 수가 급등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세로카 LA 항만청장은 올해 LA항의 수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나면서 서부 관문으로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잡혀가고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올해 LA항의 수입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서 수입되는 컨테이너의 40%를 처리하며 ‘미국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구’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LA항과 롱비치항에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서부 관문’으로서 위치를 회복해 가고 있다. 올해 LA항과 롱비치항은 지난해 침체에서 벗어나 활기를 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남가주 경제도 LA항의 낙수 효과가 예상된다.
LA 타임스(LAT)에 따르면 LA항이 지난 1월에 하역 처리한 수입 컨테이너 수는 모두 85만5,652개로 전년 대비 18%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1월 물동량으로는 지난 2022년 1월 사상 최고치였던 86만5,595개에 이어 두 번째에 해당된다.
롱비치항도 컨테이너 물동량이 늘었다. 지난 1월 롱비치항을 통과한 수입 컨테이너 수는 67만4,015개로 전년에 비해 17.5%나 크게 증가했다. 5개월 연속 상승세다.
LA항과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세는 최근 5개월 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해 9~12월 사이 LA항과 롱비치항이 처리한 컨테이너 수는 전년에 비해 17~31%나 상승했다. 이에 반해 한때 수입 컨테이너 물동량 1위 자리를 차지했던 뉴욕과 뉴저지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감소했다.
이를 놓고 LAT는 아시아에서 수입되는 컨테이너의 40%를 처리해 온 LA항과 롱비치항이 서부 관문으로서 옛 명성을 되찾을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LA 항과 롱비치항의 수입 물동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내외적 변수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내부적 요인으로 강성 노조인 항만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꼽혔다. 지난해 4월 단체협약 갱신을 놓고 파업을 벌인 항만 노조는 6월이 되어서야 합의 도출로 파업을 풀고 조업 재개에 나섰다. 파업 기간 동안 컨테이너 물동량이 뉴욕과 뉴저지항으로 몰리면서 LA항과 롱비치항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바 있다.
또 다른 내부적 요인은 미국 내 소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한풀 꺾인 모양새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져 소비 수요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소매업계의 해외 수입 물량이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 공격에 미국이 영국 등과 함께 보복 공격으로 맞서면서 화물선들의 수에즈 운하 이용이 중단된 것과 파나마 운항 역시 오랜 가뭄으로 수심이 낮아져 화물선 통과 지연 사태가 벌어진 것도 해외 수입 화물선들이 LA 항과 롱비치항의 물동량 상승에 외부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들 두 운하는 동부항을 이용하는 해외 화물선들이 주로 이용하는 요충지여서 수입업체들로서는 우회에 따른 수송 기간과 비용 증가를 피하기 위해 LA 항과 롱비치항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LA 항과 롱비치항은 미국 내륙으로 운송할 수 있는 트럭과 화물 열차 등 연계 운송 수단이 잘 갖춰져 있는 것도 수입업체들에게는 근접 용이성과 함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요소다.
LA항과 롱비치항으로 컨테이너 물량이 늘어나면서 남가주 경제도 활기를 띨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LA항과 롱비치 항은 수천 명을 고용하는 거대한 화물 운송과 창고업체들이 모인 물류 허브로서 남가주 경제의 핵심 동력과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