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전 총리 부부
드리스 판 아흐트 네덜란드 전 총리가 70년을 함께 한 동갑내기 부인과 동반 안락사로 생을 마감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판 아흐트 전 총리와 부인 외제니 여사가 지난 5일 동반 안락사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판 아흐트 총리가 생전 설립한 ‘권리포럼’ 연구소에 따르면 부부는 93세를 일기로 고향인 네덜란드 동부 네이메현에서 함께 손을 잡고 세상을 떠났다. 판 아흐트 총리는 70년 넘게 함께 산 아내를 항상 ‘내 여인’이라고 부르며 애정을 드러냈다고 한다.
헤라르 존크먼 권리포럼 연구소장은 네덜란드 공영 방송 NOS에 “부부가 매우 아팠으며 서로가 없이는 떠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변호사 출신인 판 아흐트 전 총리는 1970년대 초반 정계에 입문해 법무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1977~1982년 총리를 지낸 그는 2019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나라다. 다만 환자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치료 가능성이 없으며, 오랫동안 죽음에 대한 의사를 밝혀왔는지 등 6가지 엄격한 조건에 대한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2022년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를 택한 사람은 총 8,720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