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LVMH 기업 등
글로벌 명품 업체들이 뉴욕의 부동산 쇼핑에 나섰다.
월스트릿저널(WSJ)은 6일 명품 업체들이 쇼핑지구로 유명한 뉴욕 맨해튼 5번가의 건물들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막대한 현금을 앞세워 점포가 들어선 건물뿐 아니라 인근 건물까지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최근 뉴욕 5번가 매장의 건물주로부터 건물을 인수했다. 동시에 옆 건물까지 사들였다. 프라다가 건물 2채에 지불한 돈은 모두 8억 달러(약 1조640억 원)에 달한다.
또한 구찌 모회사인 프랑스의 케링은 최근 뉴욕 5번가의 대형 건물을 매입하면서 10억달러에 가까운 거금을 지불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 명품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뉴욕의 고급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의 남성복 매장이 들어선 5번가의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명품 업체들이 뉴욕 5번가의 건물 매입에 나선 이유로 비싼 임대료를 꼽고 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매장들이 늘어선 뉴욕 5번가의 월평균 임대료는 지난해 1스퀘어피트당 무려 2,000달러로 조사됐다. 미터로 환산하면 1㎡당 2,800만원이 넘는 액수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뉴욕의 부동산 전문 변호사 에릭 멘케스는 “명품 업체들이 뉴욕 5번가에서 지불하는 임대료는 천문학적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자금이 풍부한 업체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건물을 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명품 업체들은 최근 막대한 매출과 수익을 올리면서 어느 때보다도 현금이 풍부한 상황이다.
루이뷔통과 함께 디오르를 소유한 LVMH는 지난해 94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뉴욕의 부동산 중개업체 리테일 바이 모나의 에릭 르고프 부회장은 “명품업체들은 현금이 넘쳐나고 있다“며 ”현금 일부를 주요 영업지역인 뉴욕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뉴욕부동산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맨해튼의 상가 건물은 사무실 임대 등 다른 유형의 건물보다 경쟁력이 높아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도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고금리발 대규모 디폴트 우려가 커질수록 글로벌 기업들의 부동산 매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