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복용 없이 콜레스테롤을 낮추려면
보스턴의 IT 전문가인 줄리아 김(64)씨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가족력 때문에 30여 년 전부터 스타틴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약 복용과 부작용에 지친 그녀는 6개월 전 약을 끊었는데 3일 만에 수십 년 동안 지속되던 만성 요통이 사라졌다. 열렬한 달리기 선수인 그녀는 통증이 없어진 것은 기쁘지만 콜레스테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가 막막하다. “30년 만에 몸 상태는 가장 좋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하는 김씨는 “약으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싶지 않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으니까. 이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김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콜레스테롤 저하제를 복용하고 싶어하지 않으며 어떤 사람들은 복용할 수가 없다. 스타틴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근육통, 간 문제, 정신적 흐릿함, 당뇨병 발병 가능성 등 부작용의 위험이 높다. 메이요 클리닉 의과대학의 영양 및 예방의학 부교수인 도널드 헨스루드는 “누구도 약 복용을 시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면서 “우리 모두는 나이가 들면서 콜레스테롤, 체중, 혈압과 같은 수치가 올라가게 되고 어느 순간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식단과 건강한 습관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생성되고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서 생성되는 혈액 속의 왁스 같은 지방과 같은 물질이다. 콜레스테롤에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질(LDL)과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질(HDL)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지방의 또 다른 유형인 중성지방(Triglycerides)도 콜레스테롤 축적에 기여한다. 콜레스테롤은 혈액 1데시리터 당 밀리그램 또는 mg/dl 단위로 측정되는데 건강한 사람은 LDL 수치가 100mg/dl 이하, HDL 수치가 60 이상인 것이 이상적이다.
콜레스테롤은 세포, 비타민 및 특정 호르몬을 만드는 데 사용되므로 본질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LDL이 너무 많으면 동맥 내부에 쌓여 심장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반면에 HDL 수치가 높으면 LDL의 일부를 동맥에서 간으로 운반하여 분해 및 제거함으로써 심장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약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전문가들은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절제된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 및 충분한 수면과 같은 건강한 습관이라고 말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약을 끊기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라는 것이다. 의사는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콜레스테롤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미국 생활습관의학회 전 회장이자 예일대학교 예일-그리핀 예방 연구센터의 창립 이사인 데이빗 카츠는 “사람들이 기꺼이 최적의 식단을 준수한다면, 그것이 어떤 약보다 낫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또 헨스루드는 체중 감량은 물론 “심장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혈압과 혈당 감소” 등 다른 건강상의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트밀, 귀리 밀기울(oat bran), 콩, 사과, 완두콩, 감귤류, 당근, 보리, 아마씨, 차전자피(psyllium)라고 불리는 젤 형태의 분말, 과일과 채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견과 뿐만 아니라 과일과 야채에 소량 함유되어있으며 스프레드, 우유 및 요구르트에 첨가되는 식물성 스테롤(plant sterols) 등 수용성 섬유질이 풍부한 식물성 식단을 권장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지방이 많은 가공육, 버터, 팜유나 코코넛과 같은 열대성 오일에 함유된 포화지방을 피할 것을 권한다. 대신 옥수수, 카놀라유, 해바라기, 참깨와 같은 불포화지방이나 다중 불포화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포화지방은 달걀과 조개류에 함유된 자연 발생 콜레스테롤보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일부 연구에 따르면 가공되지 않은 치즈를 적당히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낮아진다. 헨스루드는 “과도하게 먹지 않는다면 포화지방을 낮추는 규칙의 유일한 예외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달걀은 어떨까? 미국에서 계란에 대한 견해는 이랬다저랬다 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헨스루드는 “달걀흰자는 순수한 단백질이고, 콜레스테롤과 소량의 포화지방이 있는 것은 노른자이다. 그들은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엄청난 양은 아니기 때문에 미국심장협회는 하루에 한 개까지 섭취해도 좋다고 제안한다”라고 설명했다.
■식물성 식단
많은 전문가들이 토론토대학교 테머티 의과대학 영양과학 및 의학부 교수인 데이빗 젠킨스가 고안한 포트폴리오 식단(Portfolio diet)을 추천한다. 이 식단은 수용성 식이섬유와 스테롤을 많이 섭취하고 가공식품을 배제한다. 젠킨스와 그의 동료들이 실시한 초기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에서 포트폴리오 식단과 스타틴 복용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식물성 식단을 이해하고 친해지도록 돕는 데 더 중점을 두어야한다.”라는 젠킨스는 “예를 들어 렌틸콩 스튜를 한 번도 맛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다. 렌틸콩 스튜는 맛있을 뿐만 아니라 영양가도 높고 콜레스테롤 수치에도 좋다. 우리는 사람들이 식물성 식단을 먹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식단을 바꾸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전환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 그는 “조금씩 서서히 도입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채식 식단을 삶의 방식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카츠도 이에 동의했다. “미뢰(taste buds)는 적응력이 뛰어나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없을 때는 먹고 있는 음식을 좋아한다.”라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가 거의 없는 건강보조식품은 주의해야한다. 예를 들어 콜레스테롤을 낮추지만 홍조와 같은 부작용이 있는 니아신(niacin)은 사용하지 말라고 헨스루드는 조언했다. 니아신은 다량 복용하면 간 효소를 증가시킬 수 있다며 “아무도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된다.”라고 헨스루드는 강조했다.
■스타틴을 피할 수 없을 때
어떤 사람들은 고 콜레스테롤에 걸리기 쉬운 유전적 조건, 그중에서도 LDL을 처리하는 유전적 결함인 가족성 고 콜레스테롤 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FH)으로 인해 약물 없이는 LDL을 낮출 수가 없다. 젠킨스는 “이런 사람들은 항상 스타틴을 복용해야 하지만 그래도 식단과 생활방식을 엄격하게 조절하면 여전히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젠킨스의 환자 중 한 명은 의학적 조언에 반하여 약물 치료를 거부하고 운동과 포트폴리오 식단을 통해 LDL을 낮추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낮아지지는 않았다”고 말한 젠킨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처음 우리를 찾아왔을 때와 비교하면 극도의 식단 관리로 놀라울 정도로 예상치 못하게 호전되었는데, 이는 매우 드문 경우”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DASH 식단, 지중해식 식단, 메이요 클리닉 식단 등 여러 가지 건강한 식단들이 효과가 있지만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는 “콜레스테롤에 대한 결정적인 식이요법”이라고 권장하고 있다.
<By Marlene Cim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