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종교인 감소세는 두드러져 20년만에 20%↑
한국에서도 탈종교화 현상이 가파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한국인 성인 중 무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반면 기독교, 불교 등 주요 종교 인구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기독교 전문 조사기관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3년 한국 종교 분포 및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내 탈종교화 현상이 여실히 드러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말 성인 4,7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중 63%가 자신은 무종교인이라고 밝혔다. 한국 무종교인은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2004년 43%에서 약 20년 만에 20%포인트나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종교인 숫자는 빠르게 감소했다. 2004년 57%까지 늘었던 성인 종교인은 2017년 무종교인 인구에 추월 된 뒤 지난해 37%로 급감했다.
한국 주요 종교인 개신교와 불교 인구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개신교는 2012년까지 서서히 증가하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성인 개신교인 비율은 2012년 22.5%를 기록한 뒤 2017년 20.3%로 감소했고 지난해 16.6%까지 급감했다. 불교 인구 감소세는 더욱 가팔랐다. 한국 성인 불교 인구는 2012년 22.1%에서 지난해 12.4%로 무려 10%포인트나 감소했다.
개신교의 경우 젊은 층 교인의 감소 현상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20, 30대 개신교인은 지난해 10년 사이 약 10%포인트나 감소했고 40대 교인의 감소 폭은 12%포인트로 더 컸다. 50대 개신교인의 감소 폭은 6%포인트로 낮은 편이었고 60대 개신교인 숫자는 지난 10년간 변화가 없었다. 일반 사회에서 나타나는 고령화 현상이 개신교계에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독교인을 자처하면서도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교인도 증가세다. 가나안 교인 비율은 2012년 10.5%에서 지난해 26.6%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전체 개신교인 4명 중 1명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로 이들은 온라인 예배를 시청하면 개인적인 종교 활동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교인 사이에서 가나안 교인 비율은 더 높았다. 20대 개신교인 중 가나안 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45%였고 30대와 40대 교인 중 가나안 교인 비율도 각각 35%, 36%를 기록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한국 내 개신교인 비율이 10% 밑으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지난 11년간 개신교인 감소 추세가 그대로 이어질 경우 10년 뒤 한국 인구 중 개신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2.6%까지 떨어지고 가나안 교인 비율은 37%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