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7억4,100만달러 규모
한류열풍, 비한인 소비 급증
K-푸드의 선두 주자인 라면과 김치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한국 농수산식품의 지난해 대미 수출이 17억달러를 넘어서면서 최고치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우며 수출액 18억달러에 근접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 K-컨텐츠의 후광 효과로 라면과 김치, 김 등 주요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미국 판매 증가세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대미 수출 20억달러 고지의 8부 능선도 넘어 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김춘진) LA 지사(지사장 김민호)는 2023년 한국 농수산식품의 미국 시장 수출액이 17억4,100만달러로 연간 기준 사상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전년 16억3,200만달러 대비 6.6% 증가한 수치다.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대미 수출 규모는 2019년 11억7,000만달러를 달성한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글로벌 물류 대란에도 불구하고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대미 수출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오히려 급등했다. 팬데믹 첫해인 지난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29.8%나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5억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2021년에는 16억달러를 넘어선 뒤 지난해 드디어 17억달러선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17년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대미 수출액이 10억달러를 처음 넘어선 지 꼭 6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김민호 aT LA지사장은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대미 수출은 팬데믹 시기 건강 관련 이슈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미국인들의 한식과 한국산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과 비례해 증가했다”며 “여기에 한국 영화와 드라마, K-팝 등 소위 K-컨텐츠의 인기 확산으로 미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산 식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대미 수출에서 단일 품목 중 수출액이 가장 큰 것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김으로 1억6,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13.9%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대미 수출이 가장 크게 늘어난 한국산 식품은 라면이다. 라면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억2,6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6.2%나 급증했다. 농심 등 일부 한국 라면 업체는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K-라면의 미국 시장 규모는 수출액보다 더 크다. 한국 라면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이유로는 K-컨텐츠의 인기가 꼽히고 있다. 김 aT LA지사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간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한국산 라면 수출이 늘기 시작했다”며 “한국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라면이 노출되며 미국에서 라면 수요가 빠르게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김치의 대미 수출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지난해 김치의 대미 수출액은 3,990만달러로 전년 2,919만달러 대비 37.4%나 증가했다. 팬데믹 기간 중 김치가 발효 식품의 대표로 떠오른 것이 대미 수출 성장에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2021년 캘리포니아를 필두로 워싱턴 DC, 뉴욕, 미시건, 텍사스, 하와이 등 12개 주나 시에서 김치의 날이 제정되면서 미국 내 김치 수요 확산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 베이커리와 가공밥 수요가 증가하면서 과자류의 대미 수출액은 2억1,100만달러를 넘어서 33.5%나 늘었고 한국 떡볶이 인기로 쌀가공식품의 대미 수출액도 1억1,400만달러로 늘어나 전년 대비 32.7%의 성장률을 보였다.
올해 미국에서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aT LA지사는 대미 수출 측면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김 aT LA지사장은 “젊은층을 대상으로 SNS 등 뉴미디어 매체와 K-푸드 서포터즈를 활용해 한국 식품 마케팅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냉동김밥 붐 조성을 모범 사례로 삼아 품목 개발과 주류 유통에 입점 사업 추진에 나서 한국산 식품 수출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