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최종 승인 방침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할 방침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공식 발표는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내달께 나올 전망으로, 확정 시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마무리까지 미국과 일본 경쟁당국의 최종 판단만 남겨두게 된다. 업계는 최대 걸림돌인 EU 승인을 확보하면 두 항공사 기업 결합의 9부 능선을 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이번 결정이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아시아나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 시정 조치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설명을 종합하면 시정조치안 이행을 전제로 조건부 승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소식통은 연합뉴스에 “현재 EU 경쟁총국이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담은 결정문 초안을 작성 중인 단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정문 초안이 마련되면 유관 총국 의견 수렴, 27개 회원국 경쟁당국 자문 등을 거쳐 집행위원단 회의에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애초 EU가 지정한 심사 마감 기한이 2월 14일인 만큼 남은 절차를 고려하면 EU 공식 발표까지는 몇 주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집행위로부터 공식 접수한 사안은 아직 없으나 최종 승인 시까지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0년 11월 산업은행의 통합 추진 발표로 본격화한 두 항공사의 합병은 대한항공이 작년 초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중 EU와 미국, 일본을 제외한 11개국으로부터 승인받으면서 순항하는 듯했다.
하지만 EU가 작년 5월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표하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대한항공은 EU 심사 문턱을 넘기 위해 아시아나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화물사업 부분 매각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작년 11월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이 가결됐고 대한항공은 지난달 초 집행위에 화물사업 매각을 골자로 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했다.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을 두고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제주항공 등 4곳이 인수 의향서(LOI)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