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 따라 최소 5년 유효
연말 선물로 미국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기프트 카드가 새삼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대로 사용을 해보지 못한 채 옷장이나 서랍에 잠들어 있는 기프트 카드가 늘고 있어서다. 쓰지 못하면 자칫 무용지물이 되어 버리는 기프트 카드의 잠자는 현금을 깨우는 일은 고물가 시대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에게 제2의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라 주의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26일 AP통신은 미국 소비자의 기프트 카드 사용이 급증하면서 미사용에 따른 경제적 손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미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해 미국인들이 연말 선물로 기프트 카드에 사용한 비용은 약 300억달러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중 가장 인기 있는 기프트 카드는 식당에서 사용 가능한 기프트 카드로 전체 구입 액의 약 33%를 차지하고 있다. 식당 기프트 카드 사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에리트로닉스는 식당의 기프트 카드의 경우 70%가 6개월 내 사용된다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아예 잊히거나 사용되지 않은 채 서랍이나 옷장에 방치된 기프트 카드도 상당수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가 지난 7월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 성인 중 47%가 최소 한 장 이상 쓰지 않은 기프트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사용 기프트 카드 한 장당 평균 가액은 187달러로 사용하지 못한 카드의 총액은 2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미사용 기프트 카드의 유효 기간은 있는 것일까?
2010년부터 시행된 연방법에 따르면 기프트 카드의 유효 기간은 구매 시기 또는 현금 재충전한 시기로부터 5년이다. 일부 주의 경우 연방법이 정한 기간보다 더 긴 곳도 있다. 뉴욕주는 2022년 12월10일 이후에 구매한 기프트 카드의 유효 기간을 9년으로 연장해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효 기간이 정해져 있더라도 기프트 카드는 받는 즉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 카드가 발급한 현금 카드의 경우 1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미사용에 따른 과징금이 부과된다.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기프트 사용을 미룰수록 가치 하락이라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더욱이 기프트 카드를 발행한 업체가 폐업을 하게 되면 기프트 카드의 사용처가 없어져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사용하지 않은 기프트 카드의 가치는 기업의 주머니로 들어가기도 한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기프트 카드 미사용금으로 지난해 2억1,200만달러의 부수입을 올린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5년 전부터 ‘기프트 사용의 날’을 정해서 쓰지 않은 기프트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내년 1월20일에 열린다. 카드래시와 레이즈와 같은 인터넷 웹사이트는 사용하지 않은 기프트 카드를 사고 파는 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